지난 9월 18일 저녁 7시. 유스바람개비의 사무실을 찾아 신흥역 인근 거리를 헤매던 취재기자의 앞으로 '청소년 보호'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형광 조끼를 입은 아주머니 한 무리가 지나갔다. 유독 많은 수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헤매는 수정구에서는 방범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보였다.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방범대가 집으로 돌려 보내면, 청소년에 대한 우리의 책임은 이것으로 끝나는 걸까?
유스바람개비의 김정삼 대표는 신흥역의 새로 단장한 사무실에서 정리에 여념이 없었다. 다소 늦은 시간에 찾아간 취재임에도 김 대표는 온화하게 웃으며 취재기자를 맞아주었다. 공정무역 원두로 만든 더치커피를 한잔씩 마신 후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스바람개비는 전국 소셜벤처대회에서 바람개비스쿨 비즈니스 모델로 입상을 하게 되며 첫 날갯짓을 시작하였다. 2011년 법인으로 설립하고 난 후 유스바람개비와 김 대표의 목적은 지금까지 하나였다. '소셜 드림'. 바로 청소년에게 주는 사회적인 꿈과 보호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대안학교인 바람개비 스쿨 설립한 이후 자유학기제 운영, 다양한 학교 밖 참여수업과 기업 현장체험학습, 모의창업활동 등 청소년에게 사회적인 꿈을 심어주겠다는 생각 하나로 사업의 지평을 넓혀왔다.
"교육에 가장 필요한 것은 체험입니다." 김정삼 대표는 한국의 교육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을 이론과 암기에 치우쳐 있는 교육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청소년들의 수학 성취능력은 세계에서 손꼽히지만 수학에 대한 관심도는 최하위를 기록한 것을 예시로 들며 교육에 있어서 '체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스바람개비에서는 학생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는 교육을 계획해왔다. 기업을 실제로 방문해 진로와 공부에 대한 꿈을 실어주는 기업 현장체험학습은 바람개비스쿨만의 특별한 활동이다.
그는 체험 위주의 교육으로 자신의 꿈을 꽃피울 수 있었던 한 학생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 꼽았다. 유스바람개비에서 해보았던 몇 번의 연극 경험이 극작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져 대학교의 연극영화과로 진학한 학생을 떠올리며 김 대표는 "준비과정은 괴로운 게 아니라 즐거워야 한다."며 진로 준비과정에 있어서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하는 건 상담이 아니라 만남이죠." 학교와 가족의 품에서 보호를 받는 학생이 있는 만큼 길거리에서 갈 곳을 잃고 헤매는 학교 밖 청소년 역시 분명 존재한다. 김정삼 대표에게 '카페 소리울'과 'ㅋㅋ밥차'는 사회에서 외면한 이들과 대면하기 위한 일종의 채널이다.
청소년에게는 부담스러운 일반음식점의 가격을 고려해 무료로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카페 소리울의 차를 판매한다. 카페 소리울에서는 커피 메뉴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이 서비스를 상담이 아니라 만남이라고 정의 내린다.
"사실 소리울과 ㅋㅋ밥차는 수입 목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아니에요. 학교 밖 청소년들과 만나기 위한 채널이죠. 갈 곳 없는 친구들이 친구 따라 밥 먹으러 오고 차도 마시고…… 그러다 보면 제 그물에 걸리는 거죠. 청소년을 공동체로 다시 데려올 수 있는 그물 말이에요." 김 대표는 청소년 탈선 역시 그들이 안정을 찾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소년 시기에 기여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취재를 마치며 김 대표는 취재기자에게 아리송한 과제를 남겨주었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유스바람개비의 활동이 청소년을 사회에 기여하게 만든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언젠가는 야간 방범대 활동만큼 청소년을 꿈꾸게 만드는 활동들도 우리 사회에 많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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