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취업 희망 프로그램'은 취업에 도움이 필요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5일간 진행하는 집단상담과정입니다. 취업희망프로그램의 둘째날에는 '효과적인 대화방법'이라는 주제로 역할극 대화상황을 통해 나와 상대방 마음을 헤아리고 전달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취업희망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역할극 대화상황 중 구직자와 인사담당자의 대화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위 사진은 구직자가 인사담당자에게 비효과적인 대화를 한 상황으로 나온 예시입니다. 예시에서 인사담당자는 구직자에게 충분히 학력차별로 비춰질 만한 발언을 했지만, 집단상담과정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역할극 대화상황에서 상담가의 지도에 따라 대화상황 속 구직자의 태도를 고쳐야합니다.
아래는 취업희망 프로그램이 제시한 위 상황의 모범답안입니다.
역할극의 모범답안을 살펴보면 면접관이 학력차별해도 구직자는 미소짓고 당당하게 말해야 합니다. 구직자가 면접시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취업희망프로그램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구직자를 위한 노동법 교육 또한 찾아 볼 수 없습니다.
2017년 고용노동부에서는 입사지원서에 학력, 출신지역, 신체조건을 기대하고 사진을 부착하는 것이 금지되는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추진 방안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왜 고용차별을 줄이기 위해 나서야할 고용노동부가 구직자 취업프로그램에서는 학력 차별을 묵인하고 있을까요?
다음으로 '취업 희망 프로그램' 역할극 대화상황 중 남편과 아내의 대화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남성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 남편, 여성은 집에 있는 가정 주부로 묘사합니다.
남편은 부인에게 반말을 하고, 부인은 남편에게 존댓말 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집단상담과정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역할극 대화상황에서 상담가의 지도에 따라 대화상황 속 부인의 태도를 고쳐야 합니다.
아래는 취업희망 프로그램이 제시한 위 상황의 모범답안입니다.
가정 상황을 이해 못하는 남성의 태도에도 여성은 남성에게 존댓말로 공손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왜 취업희망 프로그램에서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의 기분을 맞춰주는 방법을 배우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가정에서 여성의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이 역할극 대화상황을 만들었을까요?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성평등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가정 내에서 여성은 힘든 육아를 이해 못하는 남성에게 존대하고 기분을 맞춰줘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면접관이 학력 차별해도 미소짓고 당당하게.
남편이 버럭해도 존댓말로 공손하게.
학력차 별과 성차별 조장하는 고용노동부 취업희망프로그램의 내용. 현실에 맞는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