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7일 오전 11시 7분]2018 전국동시지방선거를 8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았다. 최명희 현 강릉시장이 3선 연임 제한에 해당 돼 진입 장벽이 낮아지자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군소 후보들 다수가 출마 의사를 밝혀 왔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던 인사들의 입장 정리가 어느 정도 되면서 내년 강릉시장 선거에 출마 할 정당별 후보군들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취재 결과 내년 강릉시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군 중 수면으로 드러난 여야 후보들은 모두 13명으로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많다. 정당별로 살펴 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자유한국당 5명, 노동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집계됐다.
특이한 것은 여당인 민주당 후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점과, 그 수가 보수정당인 한국당보다도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강릉 지역에서 무척이나 이례적인 현상이다. 역대 강릉 지역 선거를 살펴보면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후보들은 매번 넘쳐나 당 내 경선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던 반면, 민주당은 인물난을 겪으며 변변한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이런 실정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올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보수정권에 대한 실망감을 느낀 20-40대 젊은층과 중년층 유권자들의 반감이 두드러지게 증가하면서 민주당은 이에 대한 반사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눈에 띄게 많아진 민주당 후보군실제로 최근 각 언론사에서 발표되고 있는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면 11월 3일 기준으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48%로, 9%인 한국당에 비해 5배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 후보들 사이에는 적어도 내년 선거는 정당지지 보다는 지역 일꾼이라는 '인물론'으로 선거를 치러야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과거 지방선거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 치러진 제5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강릉시장 후보를 내지 못해,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최명희 후보와, 친박연합 박종덕 후보가 대결을 벌였다. 이어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최명희 후보에 맞설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자 새누리당 소속으로 강릉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당 내 경선을 준비하던 홍기업 후보를 영입해 겨우 선거를 치르는 웃지 못 할 일도 연출됐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민주당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다. 과거 민주당 입당이 금기시 되다시피 했던 고위 공무원 출신 후보들은 물론, 차라리 무소속이 낫다던 보수당 출신 전 기초 의원들도 줄줄이 민주당 행을 택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회는 많은 후보들로 인해 당 내 경선 관리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 선거에 출마할 민주당 소속 예비 후보들은 이재안(53세) 시의원, 유현민(54세) 시의원, 장신중(63세) 전 강릉경찰서장, 이근식(65세)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 최욱철(64세) 대주회계법인 상임고문, 심재종(68세) 전 대명설악리조트 본부장 등 모두 6명이다. 이들 외 김학철 현 강원도문화관광 체육국장이 꾸준히 거론됐었지만 의사를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현역 시의원인 이재안 시의원(53세, 민주당)과 유현민 시의원(54세, 민주당)은 지난 6월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뒤 활동에 들어갔고, 장신중 전 강릉경찰서장도 지난 7월 출마 선언을 했으며 뒤이어 이근식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와 최욱철 대주회계법인 상임고문이 각각 입당과 출마 의사를 밝혔다.
심재종 전 대명설악리조트 본부장은 지난 9월 민주당 입당으로 뒤늦게 후보군에 합류했으며, 최욱철 전 국회의원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입당한 뒤 한 때 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모 공공 기관 이사직으로 가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당 내 경선 참여로 급선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야 막론 중량감 있는 인사 부재... 정당 대결 구도 형성되나자유한국당 후보군은 오세봉(59세, 한국당) 현 도의원, 김홍규(55세) 전 강릉시의회 의장, 김남수(59세) 가톨릭관동대학교 초빙교수, 김한근(55세) 강릉원주대 자치행정과 초빙교수, 최재규(57세) 강원도 개인택시 운송조합 고문 등 모두 5명이 확실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국당 후보로 거론되던 김원덕 건국대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와 김화묵 전 강릉시의회 의장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한때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던 최흥집 전 강원랜드 대표는 최근 '강원랜드 입사청탁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수사 대상에 올라 출마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대표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국민의당은 홍기업 전 강원도개발공사 상임이사가 출마 할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마 할 의사가 없다"고 의사를 밝혔다. 홍기업 전 상임이사는 2014년 강릉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이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정의당은 확정된 후보가 없는 상태이며, 노동당은 최종문 노동당 강원도 대변인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에 뛰어 들었다. 무소속은 현재 김중남(54세) 현 강릉시민행동 공동대표가 유일하게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각 당 내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선룰에 불만을 품고 경선 불참을 선언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가 늘어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민주당 예상 후보자들은 당 내 경선에 대비해 책임 당원 모집에 주력하고 있다. 당 내 자신을 지지하는 책임 당원이 많을수록 경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경선 룰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당 내 경선에서 책임 당원 투표가 많은 비중을 차지 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후보들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릉시당원협의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뺏기지 않으려는 최명희 시장과 복귀하려는 권성동 국회의원의 갈등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후보들은 최명희 시장 측과 권성동 국회의원 측으로 나뉘어 줄서기를 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다가올 내년 강릉시장 선거는 최명희 현 강릉시장이 3선 연임으로 출마를 하지 못함에 따라 정치 신인들의 경쟁이 치열하리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중량감 인사가 딱히 없는 만큼 인물보다는 정당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줌뉴스에도 게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