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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충남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엎드려뻗쳐를 하고 있다. 체벌 사유 중에는 교복 재킷을 안입고 그 위에 점퍼를 걸쳤다는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1일 충남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엎드려뻗쳐를 하고 있다. 체벌 사유 중에는 교복 재킷을 안입고 그 위에 점퍼를 걸쳤다는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 ⓒ 이재환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복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체벌 형태의 징계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청소년인권더하기가 최근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상당수는 교복 재킷 위에 점퍼를 걸치는 것이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도 지난 2016년 초 전국의 교육청에 지침을 내리고 이를 시정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교육부 지침 어기면서, 교복 재킷 위에 점퍼 입으라는 학교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재킷을 입지 않고 점퍼를 걸치고 다니는 학생들을 단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의 K고교에서는 지난 1일 교복 상태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적발된 학생들을 운동장에 줄 세워 놓고 엎드려뻗쳐를 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엎드려뻗쳐와 같은 체벌행위는 전면 금지되어 있다. 체벌 내용을 제보한 A학생은 "얼마 전 학교에서 교복 위에 마이(재킷)를 안 입은 학생들과 체육복을 입고 등교한 학생들을 단속했다"며 교복 재킷을 입지 않고 그 위에 점퍼를 걸쳤다는 이유로 벌까지 받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A학생은 "일부 학교에서는 교복 마이를 착용하지 않고, 그 위에 겉옷(점퍼)을 입으면 겉옷을 빼앗거나 운동장에 잡초를 뽑게 하는 사례도 있다"며 "물리적인 폭력은 줄었지만 학생들을 옥죄는 방법들이 하나하나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A학생은 "이번 일로 선생님이 징계나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다만 마이를 안 입고 점퍼를 입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교사 "아이들 지도하는 차원에서 5분 정도 엎드려뻗쳐 시킨 것"

학생들에게 엎드려뻗쳐를 시킨 B교사는 "교복 규제를 완화하라는 교육부의 공문은 알지 못했다"며 "교복도 교복이지만 등교시간에 늦은 아이들을 단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B교사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차원에서 5분 정도 엎드려뻗쳐를 시켰다"며 "이 학교로 부임한지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엎드려뻗쳐를 시킨 것이 옳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B교사는 또 "상벌점제가 있기는 하지만 벌점이 쌓인 학생들의 경우 어차피 벌점이 쌓여 있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식인 경우도 많다"며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엎드려뻗쳐 #교육당국 #교복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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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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