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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이기정 할머니가 11일 오전 8시 30분 향년 93세 나이로 영면했다. 이기정 할머니는 15살의 나이에 간호사가 되는 줄 알고 싱가포르에 끌려갔다가 위안부에 동원됐다.

충남 당진이 고향으로 그동안 당진에서 생활해왔던 할머니는 2014년 낙상사고로 거동이 불편해 그동안 당진시 우리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기정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238명 중 생존자는 33명으로 줄었다.

홍성에서 당진장례식장까지는 50분 거리다. 필자는 할머니가 영면해 있는 당진장례식장까지 가는 내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홍성과 서산에서 '평화의 소녀상' 관련 취재를 하면서 당진에 생존해 있는 이기정 할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간 당진 지역 학생들도 할머니를 만나 많은 이야기와 함께 정기적으로 찾아 할머니를 돌봐 드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언젠가는 당시 일본이 저질렀던 참혹한 일에 대해 직접 할머니에게 들어보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그런 시간을 갖고자 했던 필자는 이제 할머니가 영면해있는 곳으로 찾아가게 됐다. 진작 찾아뵀어야 했는데 하는 죄송함에 한없이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11일 늦은 저녁 도착한 이기정 할머니가 영면해있는 당진장례식장에는, 할머니의 상가를 알리는 안내판에 유족으로 아들과 손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또한 할머니의 영면을 안타까워하는 조문객과 조화들이 보였으나,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여 할머니가 가시는 마지막이 더욱 쓸쓸해 보여 안타까웠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 이기정 할머니 약전(略傳)에 따르면 이기정 할머니는 1925년 충남 당진에서 출생해 어린 나이에 가족들도 모르게 일본 군인의 옷을 세탁하는 일을 할 것이라는 말에 속아 강제 동원되었다. 강제 동원된 이후 싱가포르와 버마(미얀마)의 군 전용 위안소에 동원되었다.

해방이 되어 어렵게 서울에서 식모살이하며 돈을 마련한 할머니는 뒤늦게 고향인 당진으로 돌아와 고향에서 결혼을 했지만, 위안소에서의 피해 때문에 불임이 되어 자식을 낳을 수 없었다. 이후 이기정 할머니는 오랫동안 어려운 형편 속에 살았으며, 중풍을 앓아 오른손도 사용할 수 없었다. 2005년, 뒤늦게 피해 사실을 정부에 신고를 하였으며.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정기적으로 후원해 오고 있었다.

저녁 늦은 시간이 되면서 할머니의 빈소에는 많은 조문객들이 찾고 있었고, 김홍장 당진시장과 직원들도 장례식장에 자리하고 있었다.

빈소 주변에는 당진 평화의 소녀상 기념사업회, 정세균 국회의장, 김상곤 교육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충남도지사 안희정 등 각계에서 보내온 50여개의 조화가 놓여 있다.

특히, 11일 오후 8시30분경 APEC회의에 참석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도착했으며, 뒤를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조화도 놓였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이날 누리집을 통해 "이 할머니가 열다섯 살에 싱가포르 위안소로 끌려가셨다"며 "간호사가 되는 줄 알고 갔는데 도착해 보니 위안소였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낙상사고로 관절을 심하게 다쳐 거동이 불편했던 할머니는 누구든 찾아오면 '늙은이 좋다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손을 꼭 잡아주시고는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진시 관계자는 "이기정 할머니를 애도하며 12일부터 '당진 평화의 소녀상'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일주일동안 시민들의 분향을 받을 예정이다"며 "할머니께서 생의 고통을 모두 잊으시고 편안히 잠드시길 바란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현재, 당진시는 당진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고 유족과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하고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기정 할머니의 발인은 11월 13일 월요일 9시이며 충남 홍성 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천안 망향의 동산에 잠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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