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머리와 마음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배우는 어린이는 예술가가 된다"
몸과 정신과 영혼의 조화로운 배움을 추구하는 담양 산속의 작은 학교. 잇다자유학교가 처음으로 학교 여는 날을 가졌어요. 2016년 개교한 잇다자유학교는 현재 1학년부터 초등과정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데요.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춰 자신의 고유한 삶의 빛을 찾아 나가는 발도르프교육을 추구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어른과 아이가 온몸과 마음으로 숨 쉬는 과정을 찾아가는 자립교육운동체를 지향하고 있지요.
처음으로 학교를 개방한 이 날은 교실 둘러보기, 2018년 예비학부모를 위한 설명회, 교사와 학부모가 손수 준비한 먹거리와 수공예품, 재활용품 등을 나누는 잇다 장터가 열렸는데요. 계곡물 소리와 바람 소리, 산새의 지저귐이 채웠던 고요한 학교. 이날은 찾아온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북적거림으로, 생기와 온기가 가득했어요.
잇다자유학교 수업은 한 달 주기로 순환하는 집중과목, 음악과 수공예 및 미술, 조소와 오이리트미 등 감각적 능력을 깨우는 예술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흑칠판 대신 교사가 아름다운 그림과 시를 그리는 칠판, 디지털이 없는 교실. 삶을 예술로 창조하는 교육예술을 실현하고 있답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자유롭고 아늑한 자연의 품에서 지낼 수 있도록 병풍산 내 성암국제청소년수련관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학교 여는 날 초대장. 아이들이 그린 습식수채화에 부모들의 정성을 담은 손글씨.
천연양모로 만든, 도토리 가족들. 손뜨개로 만든 주머니들. 앙증맞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어요.
잇다에는 있다! 이날 개시한 '잇다있다' 공방. 학부모가 만든 나무 도마, 나무 엽서꽂이와 실타래. 그리고 자수로 수놓은 작품들^^
재봉틀로 만든 가방들, 바지를 리폼했어요. 한땀 한땀 정성으로 재탄생된 유니크한 물건들.
발도르프를 소개하는 책들. 발도르프 교육은 20세기 초 인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가 제창한 교육 사상과 실천으로 독일에서 시작되었어요. 세계적으로 2천여 개 교육기관이 운영되고 있고,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답니다. 유엔에서 인류를 위한 전인교육의 대안으로 주목하기도 했고요.
악기는 잘하기 위해서 배우지 않아요. 내 안의 음악적 리듬을 깨우기 위해서죠^^ 산속의 플룻 작은 연주회.
아이들이 있는 곳은, 즐거운 숲속 놀이터가 됩니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자유롭게 높이 높이 날아보자~
수업이 끝나고 비석 치기를 하는 잇다자유학교 아이들. 몸의 균형감각을 깨우고 친구들을 관찰하며 협동을 익히고 있어요.
고소한 참기름을 바르고, 하나하나 종이 포일로 싸서 준비한 가래떡. 이날이 11월 11일. 딱 가래떡데이였네요.
아이들이 조소 시간에 만든 작품들도 전시했어요. 흙을 만지고, 흙의 따스한 감촉을 느끼고, 작업을 통해 내면의 온전한 자아를 만나고 세워가는 과정입니다.
부모들은 발도르프학교에 입학할 때 아이를 위한 필통을 만들어요. 이 안에는 밀랍으로 만든 색연필이 있고요. 교과서와 시험이 없는 학교. 아이들은 직접 공책을 만들고, 이 색연필로 자신만의 빛깔을 담은 배움 책을 만들어 나갑니다.
잇다자유학교 학부모의 글을 띄웁니다.
"아이를 보내기 전 고민이 많았지요. 유년시절을 좀 더 뛰어놀고, 노는 것과 배움에 대한 욕구가 스스로의 의지로 일어나기를 바라는 그 두 가지를 바라고 보냈습니다. 지금 작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믿음직한 어른의 보살핌 속에 자기의 의지가 더 담긴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감사합니다. 이 교육공동체는 형편이 안 되어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을, 차량 지원을 못하니 나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내 아이를 보호하고자 다른 아이를 배척하는 생각을, 부모인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배워가야 하는지, 또는 선택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잇다에는 있다무엇이 있을까아이를 기다려주는 교사아이와 함께 호흡하는 자연교육으로 삶의 변화를 경험하는 부모제 빛을 내기 위해 매일매일 영그러가는 아이들온전함을 만나기 위해오늘도 우리는 걷고오늘도 우리는 마음을 엽니다."
잇다,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