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무업무의 직접고용은 10년이 넘는 억울한 세월을 보상하고 위로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지금도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KTX에 오르고 있는 승무원들의 생존권 보장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KTX에 오르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다."'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대책위'(아래 대책위)가 20일 부산역 주차장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KTX 여승무원들이 정리해고 11년째 투쟁을 해 오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 대책위가 발족했다. 부산지역의 종교, 시민사회, 노동단체들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장, 이영훈 신부(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분경 부산여성회 고용평등 상담실장,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본부장, 강성규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KTX 승무업무는 생명·안전업무로써 반드시 직접고용 정규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KTX 해고 승무원들은 2006년 일방적으로 정리해고 된 이래 11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못한 채 고통의 세월을 감내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을 약속했음에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며 "해묵은 KTX 해고 승무원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 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철도공사는 자회사와 민간위탁된 간접고용 노동자 9187명 중 1337명(14.5%)만을 직접고용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간접고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철도공사는 추후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협의를 통해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제하였으나, 직접고용이 원칙인 생명안전업무를 차량정비와 시설·전기 유지보수 업무로 한정하고 KTX 승무업무는 생명안전업무에서 제외시켰다"고 했다.
이들은 "철도공사가 초안이긴 하나 KTX 승무업무를 또 다시 생명안전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KTX 여승무원들은 계속 투쟁하고 있다. 대책위는 "2004년 부푼 꿈을 안고 입사한 380여 명의 KTX 승무원들은 외주화·비정규직화로 인한 고용불안을 해결하고, 열차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직접고용을 주장하다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했다.
이어 "10년이 넘는 장기투쟁에 지친 KTX 승무원들은 어느덧 30여 명 남짓으로 줄어들었고, 엎치락뒤치락했던 법정투쟁의 지난한 과정 속에 승무원 한 명이 울분과 좌절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일도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KTX 승무업무의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12년 가까이 거리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해고된 KTX 승무원들의 절박한 호소를 이제는 정부와 철도공사가 전향적으로 수용할 때"라 했다.
KTX 승무원들은 2006년 3월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했고, 그해 5월 280명이 정리해고 되었다. 해고자들은 지루한 법정 싸움을 벌였고, 1심과 항소심은 근로자지위확인 판결했으며, 2015년 대법원은 파기환송했다.
철도노조와 문재인 대통령 후보측은 지난 5월 KTX 여승무원 문제 해결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협약을 맺기도 했다.
대책위는 이날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선거 시기에 'KTX승무원 문제를 해결 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