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수감사절 축제에 한국춤이 선보여 의미를 더했다. 특히 강강술래 민속놀이로 30여 참석자들이 무대에 올라 원을 그리며 돌면서 추수감사절의 흥을 돋웠다. 이날 한국춤을 선보인 사람은 한국무용가 김경은(37)씨다.
김씨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 주의 스탁빌 타운 가족생활센터 강당에서 세계선린협회(World Neighbors Association; WNA)와 미국 제일감리교회(The First United Methodist Church;FUMC)가 공동주최한 제33회 추수감사절 축제행사 'Thanksgiving Dinner for Internationals'에 초청받아 한국 전통음악인 판소리에 맞추어 추는 살풀이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뒤이어 참석한 청중들을 무대로 불러모아 즉석 강강술래 공연을 펼쳤다.
이 축제에는 자원봉사로 참여한 미국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멕시코 등 전 세계 약 21개 국가로부터 온 300여 명의 미시시피 주립대학의 국제 학생, 교수, 가족 및 지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축제는 단순히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을 뛰어넘어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다양한 세계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세계인들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결속하는 의미를 지닌 뜻깊은 행사다. 1984년에 시작된 이 축제행사는 올해 33회째를 맞았으며 초기 소수의 국제학생들이 참석했던 것에 비해 점차 매해 2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행사로 이어져 인터내셔널 패밀리까지로 확장되었다.
미시시피 주를 커버하는 지역방송인 WBCI는 공연을 마친 김씨를 직접 인터뷰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이러한 뜻깊은 자리에 초대돼 한국의 민속춤을 소개한 것에 대해 행사 주최측에 감사한다. 이 자리를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추수감사절의 풍요와 행복,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경은씨는 공연 이후 "강강술래가 2009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점과, 한국인들은 추수감사절에 전통적으로 강강술래 민속놀이를 한다"고 소개하고, 이를 함께 배워보자며 관객들을 무대로 이끌었다. 참석자 300여 명 중 30여 명이 무대를 가득 채운 가운데 손에 손잡고 한국의 강강술래 민속놀이를 즐겼다.
김씨는 "한국의 명절 때 널리 행해지는 강강술래는 특히 보름달이 뜬 추석날 밤에 주민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추는 놀이춤으로 모두가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다"며 관객들의 참여를 북돋웠다.
옆 사람의 손을 잡고 강강술래 노래가락에 맞춰 둥그런 원을 그리며 역동적으로 뛴 미국인 주민은 "이렇게 단합되고 다이내믹하며, 하나로 일치되는 춤은 없었다"며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또 강강술래는 미국의 원주민인 인디언과 아프리카 아메리칸들이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것과 유사하다며 미국의 전통춤과도 맥이 닿는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즉석 강강술래 워크숍을 바라본 한 관객은 "강강술래를 가르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하며, 이를 가르치는 방법 또한 훌륭했으며, 이를 구경하는 것이 매우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스탁빌 지역의 국제학생들을 지원하는 단체 International Frienship House(IFH)의 디렉터 트레이시 내시씨는 "지역주민 및 학생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한 김경은씨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유의미한 공연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김경은씨는 살풀이 춤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긴 어깨 동선으로 흐르는 곡선미와, 우아한 한국 전통의 멋이 어우러져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관객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하기도 했다.
김씨는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보유자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애주씨에게 사사받은 승무 이수자이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했으며, '무용 전지구화와 한국춤 정체성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금년에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씨는 6년째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올 봄까지는 매사추세츠주의 스미스 컬리지, 에머스트 컬리지, 홀리욕 커뮤니티 컬리지 등에서 한국춤 공연 및 워크숍과 함께 미국 대학생들이 경험하는 한국춤 학습에 관한 연구를 병행하며 학문과 현장에서 줄곧 뛰어 왔다.
이번 공연도 그 일환인데, 특히 미국 남부에 한국춤을 소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교민들도 무척 반가워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상의 내용은 한국무용가 김경은씨가 가족관계인 전 언론인 이계홍씨에게 자료를 보내와 기사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