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오전 울산시 남구 상개동 롯데케미칼 울산1공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관계자들이 화재현장 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감식은 전날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전기실 화재현장에서 이뤄졌다. ⓒ 연합뉴스
40년 이상된 노후화된 설비 등으로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폭발사고가 빈발하다. 지난 10월 24일에도 석유화학공단 내 롯데케미칼(주) 울산1공장 모터컨트롤 센터 2층 전기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10명이 화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로 7명이 중상을 입었고 중상자들은 사고 발생 1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울과 부산의화상 전문병원에서 피부이식수술을 받는 등 입원 치료 중에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청장 황운하)은 사고발생 직후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고 사고 다음날인 10월 25일과 11월 10일 두 차례 국과수, 산업안전관리공단, 한국전기공사 등 관련기관 관계자들과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또한 피해자, 감독관, 협력업체 및 회사관계자 등 12명에 대해 20여 회에 걸쳐 조사를 완료했다.
이에 경찰은 29일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총괄공장장 등 폭발사고 관련자 5명을 형사 입건하고 검찰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총괄공장장과 계전팀장, 계전팀리더, 전기실 현장책임자, 환경안전관리팀장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롯데케미칼(주) 울산1공장 모터컨트롤 센터 2층 전기실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PT 2차 배선이 불타있다 ⓒ 울산지방경찰청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자 조사 및 국과수 합동 현장 감식을 통해 다각도로 수사했으며 특히 계기용변압기(PT) 폭발원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한 결과, 공장정전보수공사(일명 Shutdown) 전기실내 진공접속기(VCS)교체작업 중 PT 2차 배선이 단락되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전기작업을 하다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안전작업허가 지침 및 매뉴얼 미이행, 이상 징후 발견시 출입자 통제, 작업자 대피 등 응급안전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결과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작업 중 1차 폭발이 발생했음에도 그 원인에 대해 분석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계속 일을 진행하다 2차 폭발이 발생한 것"이라며 "산업현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전형적인 인재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지방경찰청은 올해 9월부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대형안전사고, 의료사고를 전문으로 수사하는 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고 발생 즉시 전담수사팀을 투입, 신속한 초동 조치와 집중수사로 폭발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산업현장 내 안전사고와 안전 관련 비리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