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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영, 연수구에서 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 개최

부영은 송도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29일 오후 연수구에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한 주민이 초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 송도테마파크 부영은 송도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29일 오후 연수구에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한 주민이 초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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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은 2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동춘1동 주민센터에서 송도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인천시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예상했던 대로 컸지만, 부영은 주요 내용에 대해 답을 회피하고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해 빈축을 샀다.

부영이 '지하에 매립돼있는 건설폐기물을 존치'하고 송도테마파크를 개발했다고 하자,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제2 청라매립지 사태가 현실화 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청라 매립지 사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내 터파기를 안 한 지역에 여전히 폐기물이 매립돼있는 사건이다.

송도테마파크 부지는 과거 비위생 매립장이었다. 대우자동차판매(주)가 부지를 인수하기 전 한독이 1983년부터 1989년까지 매립 공사를 진행할 때 생활폐기물과 산업폐기물, 건설폐기물 등 각종 폐기물 수십만 톤을 매립했다.

부영은 지난 8월 사업 예정부지 내 폐기물의 분포면적ㆍ위치ㆍ심도ㆍ매립량ㆍ환경유해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100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해 토양오염 여부를 분석한 결과, 벤젠ㆍ비소ㆍ납ㆍ불소 등 오염물질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영은 부지를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이 매립돼 있는 지역으로 구분했다. 건설폐기물은 15만 5036㎥ 매립돼 있고, 생활폐기물은 소량 매립 구역에 16만 3550㎥, 대량 매립구역에 22만 6363㎥가 매립돼 있으며, 부영은 총 54만 4949㎥로 추정했다.

부영은 생활폐기물의 경우 굴착해 처리하겠다고 했으며, 토사의 경우 선별해 사용할 수 토사는 재활용하겠다고 했다. 폐기물 매립으로 인한 토양오염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면, 시공 전에 토양오염정밀조사를 실시한 뒤,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정화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폐기물(15만 5036㎥)은 처리하지 않고 존치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건설폐기물이 매립된 구역의 경우 굴착해도 선별 효과가 거의 없고, 토양오염이 없는 경우 재활용 기준을 만족하기 때문에 존치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공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악취의 경우 탈취제 살포기와 탈취제 살포차량을 운영해 저감시키고, 수질 오염에 대해서는 현장 사무소 내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했으며, 테마파크 운영 시에는 하수처리시설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부영은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내년 6월 전까지 마무리하고, 내년 6월 실시계획 인가를 거친 뒤, 2020년 1월 착공해 2023년 2월 송도테마파크를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한 매립지에 건설폐기물과 생활폐기물이 따로? "어불성설"

설명이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 때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폐기물 전량 처리를 주문했고, 나아가 침출수에 따른 토양오염 정화 대책 부재를 질타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처리를 위해 주민도 참여하는 '폐기물처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황용운 전 연수구의회 의원은 "송도테마파크 부지와 인천대교 연결도로 교각 부지는 모두 폐기물을 매립했던 같은 부지다. 인천대교 연결을 위한 교각 건설을 위해 터파기를 했는데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 등 각종 쓰레기가 섞여서 나왔고, 비가 안 왔는데도 기름 섞여 오염된 침출수가 나왔다. 테마파크지 부지도 똑같다"고 지적했다.

황 전 의원은 "그런데 어떻게 건설폐기물 매립 구역이 따로 있고, 생활폐기물 구역이 따로 있나. 말이 안 된다. 토양을 선별해서 쓰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모두 처리해야 한다."며 "(부영의) 투명한 폐기물 처리를 위해 주민들이 처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체계)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하수 오염 빠진 환경영향평가 초안 '엉터리'

청라지구에서 폐기물 처리 문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다퉜다는 주민은 부영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주민들을 우롱하는 엉터리 초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주민은 "20년 넘게 매립돼 있는 폐기물의 부식과 용해로 오염수가 발생하고, 이 오염수로 주변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 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오염 된 지하수가 해양 오염으로 확대된다. 청라지구도 그랬다. 그런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엔 이런 내용이 전혀 없다. 이건 (주민들에게) 장난하는 거다"며 "시민들과 공동으로 토양오염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50만평 중에 건물이 들어서는 구역만 폐기물 처리를 하고 나머지는 안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모든 폐기물을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해야 한다"며 "지하 폐기물 중 약 10만톤을 반출하고 나머지 선별토사 40만톤을 재활용 하겠다고 하지만, 오염 안 됐을 거라고 장담 못한다. 폐기물은 치우면 그만이지만, 토양오염은 복원을 해야 한다. 중금속 오염으로 인한 오염수 발생과 이로 인한 지하수와 해양오염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부영이 매입하기 전 시행사인 대우송도개발의 주주라고 밝힌 주민은 부영이 땅을 매입할 때부터 오염된 땅을 알고 매입했다며, "평당 900만 원 땅을 300만 원에 사가면서 왜 싸게 샀는지 계약서에 나와 있다. 2015년 6월 작성한 계약서에 모든 정화비용은 부영이 부담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며 "토양오염 정화 요구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문제다"고 쏘아 붙였다.

청라지구폐기물처리위원장은 "주민들의 불신이 높은 만큼 협의체를 구성해 처리하는 게 좋은 방안이다. 주민, 시민단체, 환경단체, 환경전문가, 연수구, 인천시, 부영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협의체가 모든 처리 과정을 검증하고 감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영 "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

부영은 주민들의 비판과 질타에 불구하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 머물렀다. 폐기물 전량 처리 요구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폐기물 용해에 따른 지하수 오염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주민들이 투명한 폐기물 처리와 공정한 토양오염 조사를 위해 요구한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답변을 피했다.

부영 관계자는 "이 환경영향평가는 초안이다. 결론 난 게 아니다. 제기한 의견을 토대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반영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무리하고, 그 협의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송도테마파크의 원활한 개발을 위해 시민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부영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는 초안이기에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 시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지자체와 주민의견을 수렴해 의견을 반영하고, 부영은 이를 토대로 다시 본안을 제출하게 돼 있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은 12월 26일까지 시와 남구ㆍ중구ㆍ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람할 수 있고,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 홈페이지(https://www.eiass.go.kr)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주민 의견 제출은 내년 1월 2일까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송도테마파크, #부영, #부영주택, #인천시, #청라 매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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