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내놓은 송도테마파크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에서 인천시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29일 오후 2시 인천 연수구 동춘1동 주민센터 3층 강당에는 부영의 '송도유원지 테마파크 환경영향평가서(재협의) 초안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민 및 환경단체는 부영측이 설명한 환경영향평가서의 부실함을 지적하며 특히 "부영측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토양오염도 정밀조사에 대한 책임 있는 문구와 함께 시민참여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정진구 자연보전중앙연맹인천시협의회 서구지회장은 "7년간 인천청라경제자유구역 폐기물의견조정협의회 위원장을 하면서 대한민국 그 누구보다 폐기물에 대해서 잘 안다"며 "오늘 부영이 내놓은 환경영향평가서는 인천시민을 완전히 우롱하는 수준이다"고 분개했다.
부영의 송도테마파크 조성사업 환경영형평가서 초안에 의하면 공사에 착수하게 되면 매립폐기물 악취 저감 방안으로 주기적 살수, 탈취차량 운영, 악취지점 탈취제 살포기 운영을 하고 테마파크 운영에 따른 소음·진동 문제에 대해서는 협의가 이미 진행된 주변개발사업 저감대책 및 방음벽 설치로 영향을 최소한 한다는 방침이다.
또 쟁점이 되고 있는 부지 안 폐기물량은 각 조사 구간 별로 건설폐기물 소량 매립 구간(28개 지점) 15만5천36㎥, 생활폐기물 소량 매립 구간(33개 지점) 16만3천550㎥, 생활폐기물 대량 매립 구간(39개 지점) 22만6천363㎥ 등 총 54만4천949㎥로 추정했다.
또 폐기물 처리비용 산정표에 의하면 소각 대상 6만290t, 매립 대상 4만5천519t, 선별 토사 41만2천346t 등 총 51만8천155t이다.
정 지회장은 이에 대해 "경험상 폐기물을 구간별로 조사해 매립량을 추정했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데, 심지어 소각 대상, 매립 대상, 선별 토사 등으로 나눠놓았다"며 "인천시민들 상대로 이런 식으로 장난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분을 참지 못하고 설명회를 나갔다가 분을 삭이고 다시 돌아와 앉기도 했다.
황용운 송도유원지구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당시 건축물법 폐기물 분리법이 없어서 송도 앞바다에 생활쓰레기며 건축물 폐기물 가리지 않고 마구 버려 구분할 수가 없다"며 "초안에 의하면 토양을 별도로 선별해서 쓰겠다고 하는데, 어떤 근거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인천대교 교각 설치 시 문제가 되었던 폐기물에 대해 언급하며 "폐기물은 일단 묻어진 것을 파내는 순간 선별 자체가 안 된다"며 "폐기물을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주민참여 시스템을 구축 등 누구나 믿을 수 있는 폐기물 처리방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부영은 올해 안에 환경영향 평가 등 마칠 수 있다고 하고, 결과적으로 4계절도 아닌 2계절 조사해놓고 실시계획을 또다시 연장해달라 하는 것 자체가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우롱하는 처사이다"며 "부영이 강조한 법과 원칙에 의해서 하겠다는 것에도 위반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가장 핵심적 문제는 토양오염과 폐기물 문제인데, 폐기물은 치우면 그만이지만 토양오염은 복원을 해야한다"며 "토양복원은 중금속, 침출수 등으로 인한 해양오염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중요한 문제인데 부영은 토양오염 복원 관련해서도 단 한번 답변을 해준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또 "토양을 오염시킨 땅이라는 것을 알고 저렴하게 토지를 매입하고 토양오염 복원에 관련해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민 김모씨는 "부영이 토지를 매입한 계약서를 보면 당시 900만원 대 땅을 300만원으로 저렴하게 사면서 환경 및 관련된 보상 등을 책임지겠다고 명시돼 있다"며 "부영은 더 이상 인천시와 인천시민에게 피해 및 비용을 전가하면 안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종섭 부영 상무는 "부영은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그 과정 상 부족한 부분에 의해 연장 요청 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토양오염 전량 복원 부분 등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법과 원칙에 의거해 이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빗발치는 비난과 항의로 인해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어 4시쯤 마무리됐다.
양길모 연수구 환경과장이 나서서 "송도테마파크는 연수구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사업이 더 늦춰질수록 시민의 손해가 크다"며 "입주민 및 개발가치를 고려해 조속히 사업을 추진하되 폐기물 관련 문제는 행정적 절차를 이행하면서 시민참여협의회 등 구축하겠다"고 정리했다.
테마파크 사업 환경영향평가서는 다음달 26일까지 시, 남·중구, 연수구·동주민센터, 인천경제청 관련 부처에서 공람이 가능하고 내년 1월 2일까지 주민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