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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보 수문이 열리고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펄밭에 빠진 독수리의 온몸에 진흙이 잔뜩 묻었다.
백제보 수문이 열리고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펄밭에 빠진 독수리의 온몸에 진흙이 잔뜩 묻었다. ⓒ 김종술

배고픈 독수리가 강변 쓰레기더미를 뒤졌다. 먹지도 못하는 쓰레기를 놓고 벌어진 싸움이다. 강변 펄밭에 빠진 독수리의 깃털은 진흙투성이다.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올해 들어 최악의 추위다. 강바람은 눈까지 몰고 왔다.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4대강 사업으로 굳게 닫혔던 수문이 열렸다.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상류 섬들이 드러났다. 모래톱이 아닌 시커먼 진흙 펄밭이다.

11일 금강 모니터링을 위해 공주시 우성면 어천리을 찾았다. 눈발이 강바람과 함께 몰아쳤다. 강물은 백제보 수문이 내려가면서 1m가량 수위가 낮아졌다. 강변은 죽은 나뭇가지와 쓰레기가 뒤엉켜있다. 드러난 펄밭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시커먼 새들이 잔뜩 몰려들었다. 텃새로 살아가는 까치와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 하늘을 빙빙 돌았다. 천연기념물 243호 독수리도 10여 마리 보였다. 겨울이면 몽골에서 찾아드는 손님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국가적색목록 취약(VU) 종으로 관리하고 있다.

독수리와 까마귀, 까치의 싸움이 벌어졌다. 떼로 몰려든 까마귀, 까치는 독수리 날개를 물고 늘어졌다. 큰 날개를 펼치고 쫓아 보지만, 지지 않고 다시 몰려들었다. 먹이를 놓고 싸우는 줄 알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장맛비에 떠내려온 쓰레기를 놓고 벌이는 다툼이었다. 

싸움의 원인은 소파 속에 들어가는 스펀지. 소파를 감싼 가죽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독수리는 발톱으로 가죽을 잡고 부리로 찢었다. 까치와 까마귀가 달려들어도 먹이를 놓지 않았다. 줄다리기하듯 싸움은 1시간가량 이어졌다.

냉혹한 겨울... 날개는 '진흙 범벅'

 백제보 수문이 열리고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펄밭에 빠진 독수리가 빠져나오기 위해 날개 짓을 하고 있다.
백제보 수문이 열리고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펄밭에 빠진 독수리가 빠져나오기 위해 날개 짓을 하고 있다. ⓒ 김종술

커다란 독수리 한 마리는 펄밭에 빠졌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깃털은 온통 진흙 범벅이다. 300cm가 되어 보이는 커다란 날개를 펴고 퍼덕였다. 10여 차례의 날갯짓 후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몸길이 102~112cm 정도인 독수리는 스페인에서 티베트, 몽골 등에서 번식한다. 겨울철 중국과 한국을 찾아 월동한다. 4대강 사업 당시 개발로 인한 환경 변화로 금강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눈 내리는 금강에 찾아든 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다.
눈 내리는 금강에 찾아든 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다. ⓒ 김종술

 눈 내리는 금강에 찾아든 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다.
눈 내리는 금강에 찾아든 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다. ⓒ 김종술

 눈 내리는 금강에 찾아든 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다.
눈 내리는 금강에 찾아든 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243호다. ⓒ 김종술




#독수리#금강#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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