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싸우는 사람이 있다. 내 말에 화내는 사람이 많다면 화법을 '비폭력적'인 관점에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타인과 싸우지 않고 말하는 기술인 비폭력 대화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비폭력 대화의 창시자는 <비폭력대화>의 저자인 마셜 B. 로젠버그로 잘 알려져 있다.
비폭력 대화의 기술도 그만큼 많이 알려진 상태이다. 그럼에도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설득하는 화법을 구사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가 않다.
비폭력 대화와 관련해 국제 공인 강사로도 잘 알려진 이연미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부대표는 "비폭력 대화의 첫 걸음은 관찰"이라고 말했다. 상대를 평가하지 않고 오롯이 관찰하는 것이 진정한 대화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연미 부대표는 지난 26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 홍동중학교 해누리관에서 비폭력 대화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비폭력 대화의 '맛 뵈기'를 선보인 이날 강연은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대표는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조언했다.
"타인을 평가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인간 최고의 지성은 관찰이다. 관찰은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평가는 관찰을 기초로 한다. 하지만 사람은 평가를 당하면 비난이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생각(착각)을 하고 반격하거나 변명을 하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내 말에 비난이나 평가가 들어 있을 경우, 생대가 내 말을 듣는 것을 어려워 할 수도 있다. 비폭력 대화의 첫걸음은 관찰이다."물론 평가를 내리지 않고 관찰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관찰 후 습관적으로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평가는 관찰을 기초로 하지만 관찰은 보이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비폭력 대화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상대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이 부대표는 "상대의 욕구를 모르면 모를수록 상대를 이해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려워 진다"며 "어떤 행동의 뒤에는 욕구가 있게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청중을 향해 "부탁을 잘하는 편인가, 아니면 반대로 거절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 부대표는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데, 그것은 거절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부탁과 강요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했다.
"부탁과 강요의 차이는 무엇일까. 말미에 '프리즈'를 붙이고도 강요가 될 수 있다.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할 마음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부탁이다. 상대가 긍정적인 답변을 할 것을 원한다면 그것도 또한 강요가 될 수가 있다."한국NVC 센터에서 소개한 비폭력과 비폭력 대화의 정의에 따르면, 비폭력은 마음에서 폭력을 가라앉히고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말한다. 비폭력 대화는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연민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맺고,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화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3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이날 강연에는 홍동중학교 교직원 및 홍동 주민 7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