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의 살림을 4년 동안 책임질 일꾼을 뽑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에서는 자천타천으로 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 후보자들의 물밑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야당의 절대 강세 지역인 서초구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서초구는 그동안 여당에서 단 한 차례도 구청장은 물론 시의원도 당선시키지 못했던 곳이다.
여당의 경우 선거 때가 되면 후보난으로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현 정부의 지지율이 70%대를 유지하면서 여당의 서초구청장 후보 출마자도 경쟁체제가 됐다.
야당의 경우 전국적으로는 이번 선거가 야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서초에서는 야당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단 한 차례도 구청장을 내주지 않았던 야당은 탄탄한 조직력과 지역기반을 중심으로 이번에도 서초구청장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이혜훈 서초갑)과 자유한국당(박성중 서초을)로 야당이 나뉘어 있는 것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여기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후 후보를 내세울 경우 구청장 선거는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초구청장 누가 뛰고 있나?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그동안 후보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선거와 달리 이번 지방선거의 구청장 후보는 경쟁구도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구청장 선거에 출마를 준비 중인 사람은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 김기영 서초을 지역위원장,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 등이다. 특히 갑,을 지역위원장이 동시에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경우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정근 위원장은 PD수첩 리서처, 인간시대 작가 등 방송진행자,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이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대 총선에서 외부인재영입을 통해 서초갑에 전략공천 됐다.
이정근 위원장은 "나는 더불어민주당 서초의 대표선수다. 대표선수는 당의 이름을 알리고 당의 지지도를 확장하는 것이 임무다. 큰 시합이 열리는데 대표선수가 출전을 안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출마의지를 밝혔다.
김기영 서초을 지역위원장은 경희대 법대 졸업, 고등군사법원 판사를 거쳐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서초을에 출마했었다.
김기영 위원장은 "대통령선거에서 처음으로 서초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를 압도하는 승리를 서초구민께서 만들어 주었다. 서초구에서도 변화는 시작됐고 서초는 변했다"며 "이번에 선거에서 주민들의 신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은 행정고시(23회)출신으로 서울시와 청와대, 송파구 부구청장을 역임했다.
지난 민선5기에는 새누리당으로 서초구청장에 당선됐으며 지난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출마하기도 했다.
진익철 전 구청장은 "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는 것은 사실이며 자세한 내용은 언론 보도에 소개된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현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밝히지 않았지만, 재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해진다.그동안 자유한국당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했었던 만큼 이번에도 공천을 누가 받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경향신문 기자, 서울시 정무부시장,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등을 거쳐 지난 제6대 서초구청장에 당선됐다.
조은희 구청장은 청렴도 평가 최하위였던 서초구를 서울 자치구 중 청렴도 1위에 올려놓았고 여름철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 등을 통해 생활밀착형 행정을 선보이는 등 안정감 있게 구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소현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 졸업, 서울시의원,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감사, 삼성제약, 전북은행 사외이사, 신반포3차 재건축조합 선거관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 아너소사이어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만든,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에 가입하기도 했다.
조소현 변호사는 "서초구에서 30여 년을 살면서 다양한 지역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기 위해 '생명건강도시 서초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했다"며 "4년 전에는 여성 전략공천으로 뜻을 접었지만, 그동안 서초를 위해 구상해온 일들을 이제는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노태욱 전 서초구의회 의장은 하나은행 지점장, 5대 서초구의회 의원, 6대 서초구의회 의장, 제6대 서울시 의장협의회 수석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자유한국당 중앙위원회 재정분과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노태욱 전 의장은 "서초구의원과 의장을 지내면서 쌓은 경험과 지역봉사 활동 등이 이제는 역량을 발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출마의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그동안 서초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해 후보를 공천했었다. 하지만 1일 홍준표 대표가 신년인사회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은 중앙당이,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후보 공천은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이 책임지고 하게 된다"는 방침을 밝혔다.이에 따라 당협위원장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 권한이 커지게 됐다.
현재 서초갑의 경우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당해 공석이고 서초을은 조은희 구청창에서 박성중 의원으로 당협위원장이 바뀌었다. 이 같은 상황이 후보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