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소방 굴절사다리차(아래 굴절차)가 출동한 지 1시간 가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가 소방관의 조작미숙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제천 참사 소방합동조사단은 지난 11일 오후 제천체육관에서 제천 화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소방 굴절차'와 관련해 먼저 사다리차 끝에 붙어 있는 바스켓(사람을 안전하게 구조하게 태우는 구조 바구니)이 심하게 균형을 잃었다는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한 결과를 밝혔다(관련기사:
굴절사다리차가 남긴 의문, "4년 전 오류가 반복됐다"). 인명구조용 바스켓이 균형을 잃는 것은 중대 과실로 꼽히고 있다.
조사단은 "사다리 끝에 부착된 작업용 바스킷은 자동으로 전개 각도를 감지해 수평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이라며 "오류가 나더라도 사다리 조작판에 설치된 보정 스위치를 수동 작동하는 방식으로 수평을 맞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조작자가 경력이 4개월로 경험이 부족하고 훈련도 충분치 않아 응급조치에 익숙하지 못해 당일 굴절차 조작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굴절차 훈련부족과 조작 미숙으로 제때 인명구조에 나서지 못했다는 얘기다. 당시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은 굴절차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사단은 바스킷이 자동 수평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원인미상으로 수평 조절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굴절차 전문가들은 "원인미상이 아닌 평소 점검을 게을리했거나 현장에서 굴절차 사다리 각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며 "원인미상이라는 조사단 발표는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당시 애초 굴절차 조작자가 조작을 제대로 못하자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굴절차를 작동시켰다. 이에 따라 왜 당시 지휘관이 처음부터 경험 있는 사람에게 굴절차 조작을 맡기지 않았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소방 관계자는 "2차 조사를 벌여 소방특별조사, 교육훈련, 장비관리 등에 대해 규정위반이나 문제점이 발견되면 상응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지휘 책임과 대응 부실, 상황 관리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했다. 또 김익수 소방본부 상황실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의 중징계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