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선율, 첼로의 묵직한 화음, 그사이를 중재라도 하듯 울리는 비올라 그리고 이들의 하모니로 만들어 가는 멋진 클래식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지난 17일 오후 충남 서산 서부평생학습관 대공연장에서는 무술년(戊戌年)을 맞아 서산시민들을 위한 '신년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열린 '신년음악회'는 90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 '아름다운 동행'이 마련한 행사로 평일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00여 명의 시민들이 관람한 가운데 수준 높은 공연이 이어졌다.
이번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소도시에서 특별한 기회가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는 연주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공연을 보기 위해서 수도권이나 대전 등으로 가야만 했던 서산 시민의 클래식에 대한 갈증을 풀어 풀어줬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특히, 이날 연주회를 갖은 '이화 스트링 앙상블'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는 4학년 학생들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으로 구성된 4인조 앙상블이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앙상블을 결성해 연주 활동을 하면서, 클래식음악에 소외받고 있는 서산시를 찾아 '재능기부'를 한 것이다.
이들은 연주회에서 시민들의 귀에 익는 '사랑의 인사', '사랑의 기쁨', '백조' 등을 연주해 다양한 클래식 문화공연을 선사했다. '신년음악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90분 동안 진행된 '이화 스트링 앙상블'의 연주에 흠뻑 빠져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연주자 중 고향 서산을 찾아 연주회를 마친 제2 바이올린 최규리씨는 "고향에서 연주를 해 기분이 좋고, 모든 분들이 순박하게 연주 자체를 즐겨 주시는 같아서 뿌듯하다"면서 "시민들의 귀를 열어드린 것 같아서 흐뭇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마음이 편하고, 다가가는 음악으로 함께 즐기게 돼서 즐거웠다"라고 공연 소감을 말했다.
정통 클래식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는 필자는 물론이고 시민들은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간혹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찍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주자들은 흔들림 없이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했다.
병원 진료를 마치고 음악회에 참석했다는 한 시민은 "예술가들의 현악 4중주와 함께 아주 럭셔리한 저녁 시간을 가졌다"면서 "귀가 익숙한 음악으로 즐거웠고 행복했고, 문화봉사 활동을 통한 좋은 에너지가 서산에 널리 전파되었으면 좋겠다"고 흐뭇해 했다.
한편, 이번 신년음악회를 준비한 '아름다운 동행' 김명환 회장은 "과거 '세 친구'라는 단체로 출발한 자원봉사단체 '아름다운 동행' 설립 2년을 맞아 문화 봉사 활동의 하나로 연주회를 준비했다"면서 "그동안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 활동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문화공연에 이르기까지 봉사 활동 참여의 폭과 깊이를 더하기 위해 좀 더 많은 클래식 봉사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시민이 자원봉사에 귀한 마음과 발걸음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면서 "이번 신년음악회를 통해 따듯한 감동과 함께,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시간을 맞이해서 더없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화 스트링 앙상블'의 일부 공연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