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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와 까마귀 사이에 있는 흰꼬리수리 .
까치와 까마귀 사이에 있는 흰꼬리수리. ⓒ 이경호

하천에 휴식중인 오리 왜가리들 .
하천에 휴식중인 오리 왜가리들. ⓒ 이경호

사람과 천적으로부터 철새를 지킬 수 있는 공간이 하나 생겼다.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면서 만들어진 합강리(세종보 상류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의 하중도와 모래톱이 철새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모래톱과 하중도에서 휴식을 취하는 새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 눈으로 보기에도 오리들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쉬고 있다.

하천 중간에 만들어진 모래톱은 새들이 천적인 고양이, 삵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몸을 은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천적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곳이 생기면서 개체수와 종 다양성은 높아진다. 이렇게 균형이 잡히면 삵 등의 포유류는 먹이가 늘어나면서 균형을 맞추게 된다.(관련 기사 : 금강에 다시 나타난 모래섬, 정말 고맙네)

덕분에 세종보에 반가운 손님들이 늘어가고 있다. 오리들의 천적이 되는 맹금류가 그 주인공이다. 하부 생태계가 잘 자리잡아야 맹금류가 산다. 맹금류는 생태계 균형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종이다.

이런 맹금류가 세종보 상류 합강리에서 이제 쉽게 만날 수 있는 종이 되고 있다. 과거 합강리는 하루에 100종 이상을 볼 수 있는 생태계 보고였다.(관련 기사 : 겨울철새 하루에 100종 볼수 있는 금강) 맹금류도 하루에 8종이나 확인할 수 있던 지역이다. 실제 서식하는 맹금류는 더 많았다. 종 다양성이 매우 높아 생태계 균형이 완벽했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합강리 모래섬에 나타난 독수리떼 .
합강리 모래섬에 나타난 독수리떼. ⓒ 이경호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종이 급감했다. 맹금류를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됐다. 매년 터주대감처럼 찾아오던 흰꼬리수리, 참수리도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런 합강리가 수문 개방으로 달라졌다. 지난 20일 찾아간 합강리에서 만난 수리가 2종(독수리, 흰꼬리수리, 잿빛개구리매), 매류 2종(쇠황조롱이, 황조롱이)이다.

4대강 사업 이전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모래톱에 휴식하는 새들이 늘어나면서 맹금류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사냥이 불가능한 독수리를 제외하더라도 4종이나 만난 것이다. 사냥감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합강리를 찾는 맹금류들이 늘어난 것이다.

과거 보기 힘들었던 독수리 30여 마리도 하중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독수리 30여 마리가 하중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중도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까마귀와 까치를 경계하며 머문 독수리 떼가 이제 금강의 터주대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 흰꼬리수리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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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현장에서 확인한 종은 모수 38종이다. 하루 100종 이상의 새를 만났던 과거의 영광을 찾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금강의 생태계는 교란은 그만큼 심각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5종의 맹금류는 생태계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새들이다.

생태계 균형자인 맹금류는 이제 합강리에 늘어날 것이다. 현재처럼 수문개방을 유지한다면 말이다. 다행히 세종보의 경우 상류에 농사에 이용하는 양수장이 없다. 호수공원으로 공급되는 양수장은 이미 보완 조치가 마무리되어 취수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문을 다시 올릴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이제 수문을 이대로 유지하고 금강의 회복력을 믿어야 한다. 맹금류가 서서히 도래하고 있고, 오리들도 하중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몇 번의 순환이 이뤄져야 완전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자연은 스스로 복원해나갈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종시가 될 수 있다. 하루 100종의 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금강의 합강리가 되길 바란다.

합강리 잿빛개구리매 .
합강리 잿빛개구리매. ⓒ 이경호



#합강리#독수리#멸종위기종#복원#흰꼬리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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