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는 수정구 복정 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공사를 올해 시작해 오는 2023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8년째 지지부진한 국비 지원을 기다릴 수 없어 성남시의 자체 사업비 170억 원을 우선 투입해 올해 안에 복정 정수장 고도정수처리 시설 설치 공사를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기존 정수처리공정에 오존처리와 입상활성탄인 숯으로 한 번 더 걸러주는 과정을 추가한 것이다. 조류로 인해 발생하는 맛·냄새물질 제거로 물맛을 개선하고 소독분산물, 농약, 항생제 미생물 등 제거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녹조발생 등 원수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이 완료되면 복정 정수장의 수돗물 생산·공급량은 하루 28만t에서 31만t으로 늘게 되며 복정 정수장 생산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수정·중원지역 전체와 분당지역 일부다.
분당, 판교지역으로 공급하는 수돗물은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사송동 소재 성남 정수장에서 생산하며 이곳은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돼 있다.
성남시는 지역 내 2곳 정수장의 수돗물 공급 체계를 고도정수처리시설로 일원화해 지역 불균형 문제 해결에도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한강 원수를 취수원으로 하는 복정 정수장의 악취 발생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이상고온 현상으로 한강물에 녹조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 필요성이 지적돼 왔다. 이에 시는 복정 정수장에서 생산하는 수돗물(현재 하루 28만t)을 공급받는 시민들의 민원 해결도 시급하다고 판단해 자체 예산으로 설치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복정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는 2011년 환경부의 국비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70%(518억원), 시·도비 30%(222억원)을 각각 분담하기로 하고 추진됐다. 현재 설치된 일반 정수처리시설 전면 개량비 206억원과 고도정수처리시설 신규 설치비 740억 원으로 복정 정수장에 이 사업을 도입하려면 모두 946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사업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최근 8년간 국비 지원은 70억 원에 불과해 예정된 시기에 완공이 불투명해졌다. 국비지원은 이마저도 불규칙하게 지원돼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공사는 2013년 1월 29일 실시 설계 용역과 심의를 마친 상태에서 멈췄다.
이에 연 50억원 정도의 국비가 매년 지원돼야 하는 상황에서 사업이 정상 추진이 어려워 성남시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그동안 녹조류 발생 때마다 악취 민원이 접수돼 경기도, 환경부 등과 다각적으로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시는 자체 대책 회의도 여러 차례 개최 뒤 일단 시비를 우선 투입해 사업을 정상 추진하기로 1월 24일 방침을 정했다. 추후 환경부와는 지속 협의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국비를 지원받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 및 평가지침에 따르면 해당지역의 수도사업자(관할지역의 지자체장과 수자원공사 사장을 지칭함)는 원수의 연평균 수질이 3등급인 상태에서 수돗물의 맛·냄새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 혹은 원수의 연평균 수질이 2등급 이상인 경우에도 일반정수처리방법으로 처리가 곤란한 경우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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