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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7일 오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 정민규

[기사 보강 : 27일 오후 9시 10분]

37명의 사망자를 포함 18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당시 다수의 환자가 침대에 묶여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구조에 나선 소방대원들은 묶인 끈을 푸는데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27일 오전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 "출동 전 대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조대장으로부터 본인이 지휘했던 곳에서 사람 수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으나 그것(결박)을 봤다는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구조 현장을 이끌었던 박재현 밀양소방서 119구조대장은 "3층 중환자실에서 20여 명이 그렇게 (결박) 됐다"고 말했다. 박 구조대장은 "1~2명을 제외하고는 한 쪽 손이 사이드레일(안전바)에 묶여 있었다"라면서 "해당 끝은 태권도 끈과 같은 재질이나 로프와 비슷한 부드러운 재질로 된 것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묶여 있다 보니 구조는 더디게 진행됐다. 박 구조대장은 "사이드레인 쪽에 있는 걸 풀기 어려웠다"면서 "최소 30초에서 1분 정도 더 걸렸다"고 말했다. 이미 연기가 병실에 가득 차 있던 시점이었다.

병원이 제한적인 인력으로는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 묶어놓는 사례가 그동안 종종 발견되기도 했다. 세종병원 역시 이 때문에 환자를 끈으로 묶어 놓았을 가능성도 있다.

의료법 시행규칙에서는 자해나 낙상 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환자를 묶을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사가 시작되자 간호사들은 "수술환자가 무의식중에 기도가 막힐 우려가 있거나, 치매 환자가 낙상할 우려가 있을 때 신체보호대(결박)를 사용하고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병원 피난 소방 설비 불량, 이달 초 적발되기도

 27일 오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7일 오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 정민규

참사가 난 세종병원은 최근 밀양시와 소방서로부터 설비 불량으로 적발된 적이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밀양시는 세종병원에 건축물 관련 강제 이행금 부과 조치 명령을 내렸고, 소방서도 조치 명령을 발부한 상황이었다.

지난 9일 발부한 소방서의 조치 명령은 피난 미끄럼대의 하부 지지대가 약하다는 것이었고, 이행 기간은 이달 말까지였다. 

구체적인 사망자별 위치 병동도 확인됐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곳은 2층으로 1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3층에서 9명, 5층에서는 8명, 1층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앞으로 중상자 가운데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치료를 받는 중상자 중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사람은 2명이다. 82세 환자의 경우 폐렴이 온 상황이고, 46세 여성 역시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사 초기 물이 나오지 않아 초기 화재 진압을 하지 못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소방당국은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CCTV를 보면 방수가 잘 되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물이 없어서 화재 진압을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 현장에서는 부실한 참사 초기 현장 관리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유족은 최종 사망 판정과 이후 가족들에게 관련 내용 통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보건당국은 매뉴얼이 지키지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당시가 급박한 재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세종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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