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에도 황새복원에 주력하고 있는 박시룡 교수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그가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는 황새 복원을 진행 중인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일대에 산업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서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모 업체가 궐곡리에 폐기물처리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나서면서 현재까지도 주민과 업체, 군청 사이에 3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황새번식지 공원 앞에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서선 안 된다"며 폐기물처리시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번에는 황새 전문가인 박 교수가 직접 나선 것이다. 실제로 박 교수는 예산 황새 복원에도 상당부분 기여를 한 인물이다.
박 교수는 '황새복원 하는 땅에 산업폐기물쓰레기장을 짓는 나라가 나라입니까'라는 대형 피켓을 들고 지난 달 23일부터 최근까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틈틈이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20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예산군에 황새 공원을 유치했다"며 "문화재청 공모사업을 통해 지난 2009년 예산군이 황새 마을로 선정되었다. 그 이유는 대술면에 황새 번식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예산황새공원은 황새 복원과 야생 복귀를 위해 지난 2014년 예산군 광시면에 조성되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은 황새공원이 있는 광시면이 아닌 대술면 궐곡리이다. 궐곡리는 일제강점기부터 황새 번식지가 있었던 곳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대술면 황새 번식지는 지금도 거의 훼손이 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새 복원은 단순히 황새 숫자만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황새 복원은 황새들을 되살려 날려 보내는 야생복귀를 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기물 처리시설과 관련, 박 교수는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오면 황새는 살수가 없다. 산업폐기물에는 석면, 중금속 등 화학물질 들어 있다"며 "폐기물 처리장에서 나온 침출물이 주변의 농경지나 하천으로 들어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도 대술면 황새번식지 공원에는 황새 한 쌍이 살고 있다"며 "번식지 공원에서 600m 앞에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가 않다"고 주장했다.
박시룡 전 한국교원대교수는 지난 1987년 교원대에 부임했다. 이후 1996년 교원대에 황새복원센터를 설립하고 한반도 황새 복원에 주력했다. 러시아에서 황새 암수 한 쌍을 들여온 박 교수는 지난 2002년 황새 인공 번식에도 성공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15년 예산군 광시면에 있는 황새공원에 인공 번식한 황새 8마리를 방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예산의 한 아파트에 숙소 겸 연구실을 마련하고 예산 황새 연구는 물론, 황새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