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자격을 박탈당한 서초갑 당협위원장에 전옥현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임명됐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전옥현 신임 당협위원장은 <서초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보수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요즘. 보수의 심장인 서초갑에서 보수의 자존심, 서초 주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안보 불안, 무능 외교를 보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안보는 빵과 바꿀 수 없다'며 경제적 이유로 안보를 소홀히 하면 언젠가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온다고 말했다.그리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김정은 체제를 홍보하기 위한 위장평화공세라며 올림픽 후 더 큰 안보불안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옥현 위원장과 지난 5일 만나 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과 지방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평창올림픽 관련 질문은 9일 추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진행했다)
- 먼저 서초구민에게 인사를 한다면?"안녕하십니까 서초구민 여러분! 이번에 새롭게 서초갑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전옥현입니다.
올 한해 서초구민 모두의 가정에 편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본인을 소개한다면?"저는 4자회담 대표, 주유엔 대표부 공사, 국가정보원 해외정보실장, 국가정보원 제1차장, 주홍콩 총영사관 총영사 등 33년간 외교·안보 분야에서 공직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냈고 현재 자유한국당 제2차 혁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수의 위기, 구원투수 심정으로 서초갑에 지원" - 전옥현 위원장의 임명이 지역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있는데?"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초지역에는 우리당을 지지하는 인재가 많이 있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신 분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당협위원장 1차 공모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자유한국당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무너진 보수를 바로 세우고 보수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지역일꾼 보다 외교·안보 전문가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당협위원장 2차 공모에 응모하게 됐습니다.
국정원에 있으면서 위기국면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지금처럼 보수 세력이 위기일 때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외교·안보 정책에서 보면 보수세력이 가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을 그만둔 후 보수적인 안보정책을 알리기 위해 신문칼럼, 방송 출연 등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제 외교·안보 생각을 정책에 반영하려면 정당이 필요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게 됐습니다." "빵과 안보를 바꿀 수는 없다" - 외교 안보 전문가로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평가한다면?"외교·안보는 이상주의나 낭만주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주의입니다.
현실주의는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외교역량 즉 국가 능력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국력의 한계, 외교 원칙 등을 잘 지키지 않다 보니 주변 4개국과의 관계, 남북관계가 불안해 보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중국에 가서 3불정책(△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들어가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기자 설명)을 한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포기한 매우 드문 사례고 무능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중국과 경제적 관계가 있는데 우리 주장만 할 수는 없지 않나?"중국이 마늘 파동((2000년 한국 정부가 마늘 농가 보호를 위해 중국산 마늘에 높은 관세를 매기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중단했다.-기자 설명)이 있었던 2000년의 중국이 아닙니다.
중국도 WTO 국제협약에 들어가 있어 국제 통상의무를 지켜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중국이 경제보복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건 우리가 견뎌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빵은 일주일 굶어도 죽지 않습니다. 하지만 총 한 방 맞으면 바로 죽습니다. 안보는 총과 같은 것입니다. 빵은 대체재가 있습니다. 기다려주고 인내할 수도 있습니다. 안보는 인내할 수가 없습니다. 빵과 안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어떻게 보나?"저는 현재와 같은 위기국면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출전은 위장 평화공세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우리가 제안한 군사회담과 이산가족상봉에 대해서는 아무 대답도 없고 특히 비핵화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만 하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올림픽 참가가 필요하면 우리가 오지 말라고 해도 옵니다. 그런데 안 올까 봐 저자세로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항공모함 이러한 것이 와있으면 꼼짝 못 합니다. 북한이 온다고 평화올림픽이 되고 안 온다고 평화올림픽이 안 되는건 아닙니다.그런데 북한이 안 올까 봐 저자세로 나가니까 20·30세대가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참가는 좋지만 방법이 잘못됐다고 봅니다."- 올림픽과 관련해 김정은 동생인 김여정이 우리나라에 온다. 어떤 의미가 있나?"김여정은 김정은의 동생이자 심복입니다. 김여정이 온다는 건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인데 이는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북한이 가져가려는 의도라고 봅니다.
김여정이 북한 선전선동부 부부장입니다.선전선동부가 뭐 하는 곳입니까? 김정은 체제를 홍보하는 곳입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자신들의 체제 홍보 수단으로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런 의도를 잘 파악해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는 함께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봅니다."-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2기 혁신위원으로 어떤 점을 바꿔야 한다고 보나?"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한국당이 되는 데 필요한 것이 인사, 조직, 정책의 혁신입니다.
1기 혁신위에서 인사와 조직의 혁신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정책혁신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안보, 교육, 양육, 노동 등에서 혁신적인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년과 여성에게 20%의 가산점을 줘 청년과 여성의 정치참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성 중심의 마초 정당 이미지를 혁파하려고 합니다." - 일부에서는 서초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주민, 지역원로, 당원들의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장점이 적응력과 친화력입니다. 장점은 활용하고 단점은 보완해 안보·외교 전문가로서 보수의 자존심을 서초에서 다시 한번 세워보겠습니다." "지역 후보, 전문성·신뢰 바탕으로 주민과 상의해 결정"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당협위원장으로 지역 의원 공천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첫째는 전문분야에 대한 실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는 주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에 대한 봉사정신이 투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청,장,노년 위원회를 구성해 고견을 듣고 중앙당의 원칙과 서초구민의 의견을 조화롭게 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로 결정해 갈 예정입니다." - 끝으로 서초 주민께 한마디 한다면?" 서초는 보수의 심장과도 같은 곳입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서초구민들이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혁신을 통해 신보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변하고 있습니다. 서초구민들이 자부심 느낄 수 있는 보수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질책과 격려 부탁합니다. 반드시 멋진 보수의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초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