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들의 섬, 교동도! 설이 다가올 때 교동도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교동도에서 따뜻하게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아침 일찍 화개산에 오른다.
숙소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여 연산군 유배지를 지나 화개산을 오른다. 출발할 때는 어두워 길이 잘 보이지 않더니 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일출 시간이 오전 7시 15분이다. 약수터를 지나 화개산 정상에 도착하니 7시 5분이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강화 고려산 위로 붉은 태양이 떠 오른다. 화개산 정상에서 북쪽을 바라 보면 바다 건너 황해도 연백이 가까이 보인다. 몇 년 전 화개산에 올라 왔을 때, 황해도 연백이 고향이라던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그 할머니는 고향이 바다 건너 연백인데 배를 타고 20분 정도 걸려 교동도에 오고 갔다고 한다. 옆에서 딸이 어머니를 위로하고 있었다.
실향민들의 한을 달래는 곳, 망향대화개산에서 내려와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넓은 논을 지나 지석리 망향단으로 갑니다. 가는 길 옆에는 정미소가 곳곳에 있습니다. 교동도에는 넓은 들에 벼농사를 짓는데 산자락마다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마을마다 정미소가 있는데, 우리는 지석리 가는 길에 정미소에 들러 20Kg 쌀을 4만 5천원에 구입하였습니다. 정미소 주인 할머님이 떡국떡을 한 봉지 덤으로 주셨습니다. 쌀도 싸게 구입하고 떡까지 덤으로 받고 나니 기분이 좋습니다.
들판을 가로지르며 마을을 몇 개 지난 후 바닷가에 있는 망향대에 도착합니다. 설날에는 많은 실향민들이 여기에 와서 제사도 지내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바다 건너 고향을 바라 보며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망향대를 둘러 보고 난정 저수지 쪽으로 갑니다. 가는 길 바닷가는 철책이 있는데 이 곳이 전방 지역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교동도, 이곳에 오면 분단의 현실을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돌아갑니다. 저수지 위에 2층 정자가 있는데 여기에도 북한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있습니다. 바다 건너 북한 지역의 집들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난정 저수지 옆에는 조선시대 한증막이 있어 올라가 보았습니다. 돌로 쌓은 움막처럼 되었는데 안에서 불을 피우고 땀을 흘리던 곳인가 봅니다. 난정 저수지 위에서는 몇몇 강태공들이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마을을 지나 대룡시장을 거쳐 교동대교를 건너 다시 강화도로 들어갑니다. 아내가 강화도를 한 바퀴 돌아 보고 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동막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구름 사이로 빛내림이 연출됩니다. 그 아래로 여객기가 날아가고 바닷가에서는 젊은 연인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