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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방경찰청 A경찰서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
 경남지방경찰청 A경찰서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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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방경찰청 A경찰서 청문감사실 부청문관(경위)이 성폭력 신고를 도왔다가 피해를 입은 여성경찰관에 대해 악의적인 '허위 내용'의 '직원여론' 보고서를 작성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 여경은 B경찰서에 근무할 당시 후배 여경의 성폭력 신고를 도왔고, 이후 신원이 노출되어 피해를 입었다. 여경은 지난 1월 B경찰서 앞에서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였고,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이 경남지방경찰청에 철저한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경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경찰관 7명에 대해 관련 업무 부적정 처리 등의 사유로 시민감찰위원회 의견을 들은 뒤 징계위원회에 넘길 예정이다. 여경은 B경찰서에서 A경찰서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A경찰서 직원여론>이란 제목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성 비위와 관련하여 경찰청 감사관실에서 알려 드립니다"는 내용과 함께 'A경찰서 직원들의 반응'이란 내용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는 "B경찰서 근무 중 발생한 사건이고, 징계 후 A경찰서 전입되어 사건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모를 뿐만 아니라, 대부분 직원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음(댓글 게재 없음)"이라 되어 있다.

또 "성 비위 제보와 별건으로 방치차량 신고를 받고 출동하지 않아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 반성은 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 과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경무과 ◯◯◯ 경사)", "이제 그만 해도 될 텐데, A경찰서로 전입 와서 A경찰서 이미지만 나빠졌다(생활안전과 ◯◯◯ 경장)"이란 내용도 보고서에 있다.

그리고 보고서에는 "성희롱, 성추행 등 성비위는 없어져야 하고 나부터 조심해야겠다는 반응(여성청소년과 ◯◯◯경위)", "경찰청은 이번 사안에 대한 경찰청과 경남청의 부담경감과 책임 덜기 위해 '시민감찰위원회'에 판단을 맡겨 다시 사건을 재판단하는 모습은 올바르지 않다는 여론도 상당"이란 내용도 담겨 있다. 또 보고서에는 '대상자 반응'이란 내용도 들어 있다.

이 보고서는 작성자가 실수로 피해 여경 당사자에게 보내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해당 경위는 경찰청 결과에 따른 반응 등의 여론을 파악해 보려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보고서 내용 역시 부청문관이 경찰서에서 직접 수집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본인이 허위 작성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A경찰서는 이 보고서 내용이 직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라 밝히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A경찰서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와 관련해 피해 여경의 남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경남지방경찰청 A경찰서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와 관련해 피해 여경의 남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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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경의 남편은 페이스북에 "이게 감찰들이 누군가 죽일 때 애용한다는 바로 그 '세평(여론)'이라는 건가. 경찰청 감찰은 한 달 남짓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그간의 조사 결과를 오늘 경찰 내부망에 발표하였다"며 "이에 A경찰서 감찰에서는 이와 같은 'A경찰서 직원여론'이라는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감찰은 시위자의 주변 직원들을 통해 시위자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었다. 1인 시위자(여경)는 오늘 오후 자신의 내부 메신저로 잘못 전송된 듯한 이 '세평' 보고서를 여는 순간 온몸이 얼어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소, 경찰청장! 당신이 아무리 개혁, 개혁 목이 터져라 외쳐보소. 현실은 이렇소. 현실을 직시하시오 제발"이라고 했다.

경남경찰청은 A경찰서 부청문관과 경남경찰청 감찰관에 대해 문책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경남지방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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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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