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과 함께 나누지 않는 부는 죄악입니다."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고공 농성 중인 서울 목동 열병합 발전소 앞에선 고공 농성중인 노동자를 위한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아래 정평위, 위원장 남재영 목사)는 19일 오후 고공 농성장을 찾아 두 노동자들의 안녕과 파인텍 노사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두 노동자는 지난해 11월 12일 ▲ 김세권 스타플렉스 회장과 노동자가 2015년 7월 7일 합의한 고용 보장, 노동조합·단체협약 등 세 가지 승계 이행 요구 ▲ 민주노조 사수와 노동악법 철폐 ▲ 독점재벌과 수구 자유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에 들어갔다. 2015년 합의와 관련, 차광호 당시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는 2014년 5월 분할매각 중단과 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하며 408일간 고공농성을 벌였고 끝내 사측과 합의를 도출해 낸 바 있었다.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의 농성은 19일로 100일째를 맞이했다. 마침 이날은 그리스도교에서 예수의 고난당하심을 기억하는 사순절 절기의 첫째 주간이다. 이와 관련, 정평위는 "매년 NCCK는 사순절을 맞아 고난겪는 이들을 찾아 기도회를 진행해 왔다. 특별히 올해는 지금도 거리에서 외치고 호소하는 파인텍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고 예수와 함께 부활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평위는 기도회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목동 CBS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남재영 정평위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연대를 표시했다. 남 목사는 아래와 같이 말을 이어갔다.
"저분들은 엄동설한을 버티면서 오늘까지 100일 동안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중략) 그동안 우리 사회는 저들의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귀담아들어 주지 않았지만 NCCK는 사순절을 맞아 부활절까지 고난의 현장과 연대하면서 그 첫발을 파인텍 농성장을 찾아 저분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저분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아울러 오랜 세월 길거리로 내몰려 거리 잠을 자면서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처참하고 피눈물나는 투쟁을 하고 있는 모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사순절을 맞은 한국교회가 십자가의 순례에서 만나야 할 또 다른 예수임을 확인합니다."남 위원장은 고공 농성장에 도착하자 바로 홍 전 지회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남 위원장은 홍 전 지회장에게 "이곳에서 보니 가슴이 저린다. 뜻하는 바 꼭 이루기를 기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남 위원장은 이날 하루 파인텍 농성장에서 금식기도를 하기로 했다.
한편 '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개신교대책위'(아래 개신교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파인텍 노사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개신교대책위는 특히 김세권 회장을 지목하며 "노동자들과 합의한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아래는 개신교대책위의 성명 중 일부다.
"김세권 회장은 파산한 한국합섬을 인수할 당시 고용에 대한 책임과 공장 정상화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스타케미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2년도 채 되지 않아 적자를 언급하더니 끝내 공장을 폐쇄하고 말았다. (중략) 김세권 회장에게 묻는다. 한국합섬 인수 당시의 약속, 그리고 고공농성 408일 만에 했던 3승계 약속을 기억하는가? 일자리를 잃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하늘로 올라간 노동자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느끼지 못하는가?"
개신교대책위는 이어 "파인텍 노동자들이 땅으로 내려와 일터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온 마음을 다해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광호 파인텍 지부장은 "경영진은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면서 함께 살아가야 함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제시했던 3개 항 말고는 없다"고 화답했다.
정평위와 개신교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CBS 사옥에서 목동 열병합 발전소까지 십자가를 앞세우고 행진했다.
덧붙이는 글 | 기독교 인터넷 신문 <베리타스>에 동시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