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향해 "수능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 수능고사를 볼 필요도 없게 만들어 드리겠다"고 선언했다.
박 시장은 24일 오후 서울 성산동 마포중앙도서관 6층에서 열린 '꿈틀박람회'에 특별 손님으로 초대돼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행복사회로 가기 위해 한국 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해 강연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박 시장은 행사진행을 맡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로부터 '상위 10%만 행복한 교육을 벗어나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장으로서 어떤 노력을 하시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박 시장은 오 대표가 강연에서 한 "수능을 망친 자녀들에게 '괜찮다'고 말하지만 말고 부모님들 본인이 실제로 괜찮으셔야 한다"고 말한 대목을 인용했다. 박 시장은 "오 대표는 '부모님들 본인이 괜찮으시라'고 하지만 나는 괜찮게 만들어 줄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여러분, 수능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 왜냐하면 수능고사를 볼 필요도 없게 만들어드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실제로 서울시 기술직 9급 공무원의 30%는 특성화고교를 졸업한 하생들만 채용하고 있다. 지금 서울시에 열여덟, 열아홉살 공무원들이 많이 생겼다"며 "대학을 가면 못 들어오는 직종들이다. 여러분 괜찮으시라"고 당부했다.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이건 박원순표다 하는 걸 딱 한 가지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박 시장은 "밤새 얘기해도 끝이 없죠"라면서도 "그 중에 딱 한 가지만 얘기하자면, 서울의 주인이 바뀌었죠"라고 말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박 시장은 이어 "시장실에서 내 강의를 들은 꿈틀리인생학교 학생들은 기억할 텐데, 시장실에 가면 가운데에 딱 의자가 있다. 그런데 저는 그 옆에 앉아서 일한다"며 "그 의자는 시민의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박 시장은 3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오 대표가 '시장을 하면서 내 맘대로 안 되네 하면서 주눅이 드는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고 묻자 박 시장은 대뜸 "주눅이 안 들면 되죠"라고 받아쳤다.
박 시장은 이어 "이번 선거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정리했다"며 "다시 시장이 된다면 좋겠죠. 하지만 안 되면 진짜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딱 했다"고 밝혔다. 당내 경선 과정이나 본선 과정에서 승부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매사 일을 자신감 있게 처리해 온 박 시장이었지만 '미세먼지 대책'은 그에게도 어려운 문제임이 분명했다.
박 시장은 "세상일이란 게 하다 보면 힘든 게 있죠.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하는데도 반대가 많은 일이 있다"며 "예를 들어 미세먼지 대책은 작년 5월에 시민들이 시민대토론회에서 미세먼지가 아주 많은 날은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자고 시민들이 결정해주셨는데, 이걸 하니까 또 반대가 많은 상황을 보면서 주눅이 들긴 했다"고 털어놨다.
<오마이뉴스>와 사단법인 꿈틀리가 공동주최한 꿈틀박람회는 오연호 대표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강연 800회와 새 책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출판 기념으로 열렸다. 박 시장 외에도 혜민 스님과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교 교수가 특별손님으로 초청돼 행복한 사회와 관련된 얘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