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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촉한 육즙에 은은한 참숯향기가 배인 광양숯불고기다.
촉촉한 육즙에 은은한 참숯향기가 배인 광양숯불고기다. ⓒ 조찬현

전남 광양의 광양숯불고기 특화거리다. 광양 서천변에 있는 이곳 거리에는 광양의 유명 숯불고기집이 대부분 모여 있다. 60년의 세월을 이어온 전통 있는 시내식당을 비롯하여 가정식 밑반찬이 맛있는 금목서회관, 우리 한우고기만 고집하는 매실한우, 3대를 이어온 삼대광양불고기집 등이 이름난 곳이다.

우리는 불고기 하면 불판 가장자리에 육수를 부어 쇠고기와 갖가지 채소. 당면을 넣어 먹는 전골 형태의 서울식 불고기를 떠올린다. 그러나 광양불고기는 쇠고기를 참숯불에 직화로 굽는다. 광양불고기는 쇠고기를 얇게 썰어서 즉석에서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먹는 불고기다.

같은 광양불고기지만 집집마다 맛의 차이가 있다. 업소에 따라 달달한 맛이 나기도 하고 담백한 맛이 도드라진 곳도 있다. 그래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광양불고기에 사용하는 쇠고기 부위는 육질이 부드럽고 지방이 많은 소 볼기 부분의 등심살인 채끝살을 주로 사용한다. 화력이 좋은 참숯에 재빨리 구워낸다. 이렇게 구워낸 불고기는 참나무 향기기 유난히 좋다.

소면에 광양숯불고기를 감아 먹으면 참 맛있겠다

 시내식당의 광양불고기 기본 상차림이다.
시내식당의 광양불고기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찾아간 곳은 광양 시내식당이다. 이곳 역시 전통을 자랑하는 광양불고기 명가다. 유명세 때문일까,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호주산과 국내산 한우불고기 두 종류가 있다. 한우불고기를 선택했다. 반찬이 차려지고 크림스프가 나왔다. 한식에 크림스프라니 참 생뚱맞고 낯설다. 하기야 요즘은 퓨전음식을 선호하는 세상이니 그러려니 해야겠다. 그래도 검은깨를 넣은 흑임자죽이나 호박죽 또는 전복죽이 한우불고기에 더 잘 어울릴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광양불고기는 쇠고기를 얇게 썰어서 즉석에서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광양불고기는 쇠고기를 얇게 썰어서 즉석에서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 조찬현

 광양불고기는 얇게 썰어낸 고기라 재빠르게 구워내야 한다.
광양불고기는 얇게 썰어낸 고기라 재빠르게 구워내야 한다. ⓒ 조찬현

 광양불고기에 봄동 쌈을 했더니 독특한 별미가 된다.
광양불고기에 봄동 쌈을 했더니 독특한 별미가 된다. ⓒ 조찬현

숯불화로가 들어오고 석쇠가 놓여진다. 숯불에 불고기를 굽는다. 얇게 썰어낸 고기라 재빠르게 구워내야 한다. 붉은 선홍빛의 쇠고기는 석쇠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지글거리며 구워진다. 은은한 참숯향이 배어 맛깔지다. 봄동 쌈을 했더니 독특한 별미가 된다. 봄의 향기를 품은 봄동에서, 우리 한우 쇠고기에서, 입 안 가득 행복한 맛이 분출된다.

광양불고기와 봄동이 참 잘 어울린다.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다들 어찌나 맛있게들 먹는지 그 분위기에 덩달아 취하는 집이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우리의 참맛을 느끼기에 좋다. "맛있으니까 오는 거죠"라는 지인의 말에 나름 수긍이 간다.

후식으로 냉면이 먹고팠지만 준비가 되지 않아 소면을 청했다. 멸치국물 맛이 유난히 도드라진 소면이다. "이걸 안 먹었으면 어쩔 뻔했어!" 할 정도로 만족스럽다. 그냥 먹길 권하지만 취향에 따라 이집의 특제 간장소스를 더해도 좋다. 

소면에 광양숯불고기를 감아 먹으면 참 맛있겠다. 소면과 함께 먹을 불고기를 좀 남겨둘 걸, 불고기를 남김없이 다 먹어버린 게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집의 광양숯불고기와 소면은 한번쯤 먹어볼 만하다.

 멸치국물 맛이 유난히 도드라진 소면이다.
멸치국물 맛이 유난히 도드라진 소면이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광양숯불고기#소면#광양숯불고기 특화거리#맛돌이#광양 서천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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