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밤 달이 떠오를 때 장작과 생솔가지, 대나무로 쌓아 올린 무더기에 소원을 적어 불을 질러 태우는 세시풍속인 달집태우기.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1일 충남 공주시 금강 변에서 '공주민주단체협의회' 주관으로 대보름 행사가 열렸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이 날 행사에는 오시덕 공주시장을 비롯한 김정섭 전 청와대 비서관과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오전부터 장작과 볏짚을 쌓고 솔가지와 대나무로 둘러친 20m 높이의 달집을 만들었다. '전쟁과 폭력 없는 평화 세상',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 등 현수막을 둘러쳤다.
오후 1시부터 가족 단위로 몰려든 시민들은 솟대 만들기, 소원지 쓰기,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윷놀이, 군밤 굽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투호 놀이, 먹거리장터 등 전통놀이를 즐겼다.
장창수 공동대표는 "21년째 공주시민들의 손으로 대보름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어제 비가 내려서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미흡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지적해 주시면 개선해 나갈 것이다. 올 한해 액운은 탈탈 털어놓고서 건강한 한해를 보내라"고 인사를 전했다.
오시덕 공주시장은 "대보름 행사는 마을별로 안녕과 대동단결을 기원하는 의미로,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로 1년 풍년을 기원하는 그런 뜻으로 행사를 해왔다. 우리의 미풍양속 중에 좋은 풍속이다. 앞으로 행사가 가진 의미처럼 대동단결해서 공주시를 발전시키고 시민들이 행복한 한 해를 이어 나가도록 하고자 한다. 달집을 태우면서 소원도 빌고, 공주발전도 빌고, 대한민국이 잘되도록 기원을 부탁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주시장을 비롯해 시민들은 쌓아놓은 달집에 불을 붙이고 한해 소원을 빌었다. 시민들은 밤 9시가 넘어서까지 쥐불놀이를 하고 주최 측이 제공한 밤을 구워 먹으며 신난 하루를 보냈다.
공주시 신관동에서 온 한 가족은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서 밤새 쥐불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찾았는데, 연날리기부터 모든 행사가 무료로 진행되어 너무 좋았다. 신나게 노는 아이들보다 우리 부부가 더 신나게 놀았다. 이왕이면 강변 모래톱에서 해마다 행사를 했으면 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오늘 행사를 주최한 공주민주단체협의회는 20개의 단체들이 단결을 위해 만든 연대단체다. 공주시가 후원하고 공주소방서가 도움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