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특별히 훈련할 필요도 없지만 훈련이 가능한 존재도 아니다.
고양이들은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모래가 보이면 그곳에 자동으로 대소변을 본다. 사람이 함부로 만지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경계심 때문만이 아니라 귀찮을 때도 사람의 손길을 피하는 것이다.
고양이들은 보면 볼수록 자유로운 영혼들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자유로운 영혼들에게도 겨울은 험난한 계절이다. 보호자의 돌봄을 받으며 집안에서 사는 고양이들은 혹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길고양이들은 다르다.
영하의 강추위속에서 38도의 체온을 유지하며 살아 남는 것 자체도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지난해부터 인연이 되어 나의 이웃이 된 아기 길고양이 흰둥이도 지난 겨울을 무사히 보냈다.
요즘 녀석은 집고양이인지 길고양이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친한 척을 한다. 이제는 제법 자라서 성묘처럼 보일 때도 있다.
어쨌든 추운겨울을 무사히 보낸 이 꼬마 이웃이 오늘따라 더욱 대견스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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