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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착한 대북특사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고방산 초대소로 이동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북한 도착한 대북특사단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고방산 초대소로 이동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청와대

5일 평양을 방문한 대북특사 일행이 머무는 곳은 평양시 동북쪽 삼석구역 고방산에 있는 고방산 초대소로 알려졌다. 고방산 초대소는 전면부가 숲으로 막혀 있고, 후면엔 대동강이 흐르고 있어 외부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2013년 방북한 에릭 슈밋 구글 회장 일행과 지난해 방북한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일행이 묵었고, 지난 2006년엔 평양 주재 중국 대사를 위한 연회가 열렸다. 이로 볼 때 외무성에 딸린 외국인 전용 초대소인 것으로 추측된다.

초대소란 북한 전역에 있는 당과 정부 관계기관의 특별 시설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별장으로 사용되는 시설도 그렇게 불린다. 북한엔 다양한 성격과 용도의 초대소가 있다. 해외 요인들을 초대하는 장소로도 기능한다. 각급 기관마다 딸린 전용 초대소도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하기 직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했을 때 머물렀던 곳은 원산 초대소였다. 원산 초대소는 북한의 초대소 중 최상급 시설을 갖춘 곳으로 알려졌다. 2002년 5월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대표가 머물렀던 곳은 백화원 초대소였다. 이후로도 고 노무현 대통령, 정동영 통일부 장관,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등이 백화원에서 머물렀다.

1988~2001년까지 김정일의 요리사로 약 13년간 근무했던 후지모토 겐지는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2010)에서 "내가 실제로 가 본 초대소만 해도 북한 내에 수십 개 소에 이른다"며 "그곳 모두가 도쿄돔이 몇 개 이상 들어갈 만한 광활한 부지 안에 커다란 홀과 김 위원장 전용 동, 간부 동, 내빈용 숙박 동 외에 스포츠·오락 시설이 있는 구조로 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후지모토에 따르면, 북한 전역의 초대소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영화관, 사격장, 무대시설, 당구·바카라·윷놀이 등을 할 수 있는 유희대가 꼭 있다. 각 초대소는 기초공사에 군대가 동원됐고, 설계나 건축은 전속 건축가가 한다. 경우에 따라선, 전문가를 해외에서 초빙했다. 아마도 소련이나 동유럽 등지에서 건축가를 초빙한 것으로 추측된다. 최고지도자를 위한 시설일 경우엔 계약금 외에 따로 일일 4만엔 정도의 출장비를 지급받는다.

요리사였던 후지모토는 각 초대소마다 "프랑스제 식기를 주로 쓰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또 각 초대소마다 실내 설정 온도가 22도로 정해져 있다고. 벽화 같은 거대한 그림이 걸려 있는데, 북한의 명봉과 바다를 그린 풍경화가 많다.

이중 가장 시설이 좋고 김정일이 생전에 좋아했던 초대소는 앞서 정주영 회장이 머문 바 있는 원산 초대소였다고 한다. 김정일은 자신의 전용 초대소를 남한의 기업가에게 선뜻 내준 것이다.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했던 정 회장을 북한 당국이 그만큼 잘 대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산 초대소는 여름엔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겨울엔 바다오리를 사냥할 수 있는 곳이다.

북한에서 13년간 거주하며 로열패밀리와 그 주변 간부들의 비밀스런 생활을 엿보았던 후지모토이지만 전체 초대소 수는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김정일과 동행한 초대소는 수십 개 정도인데, 그것이 전체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술들을 종합해 볼 때 이번에 대북특사단이 머무는 고봉산 초대소는 남한 대통령이 보낸 특사이지만 국가원수급이 아닌 고위급으로만 대접한다는 북 측의 의도가 나타난 시설이라고 관측된다. 당초 남한 언론은 대북특사단이 국가 원수가 머무는 급인 백화원 초대소에 짐을 풀 것으로 예측했다. 그럼에도 "고방산 초대소는 고급 휴양시설로, 북측의 영접 인사, 경호, 숙소 준비 상황 등으로 볼 때 북측이 남측 대표단 환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대표단이 전해왔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북측이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북특사#초대소#특각#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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