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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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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급히 진화에 나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각)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행동을 보지 않고는 그러한 만남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격 수락했지만,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없다면 정상회담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미국이 북한의 정상회담을 제안을 수락하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이 나오자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했고, 여전히 유효하다(extended and accepted)"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내놓은 약속을 유지해야 하며, 만약 조금의 변화라도 있으면 회담 개최 여부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을 정정했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이 오히려 혼란을 일으켰다"라며 "북한이 약속한 것은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것이지 정상회담 전까지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과거의 길고 지루한 전례를 반복하는 것보다 최고 결정권자와의 회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타당하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담판을 짓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며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곧 회담 장소와 시간 결정될 것"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갈무리.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갈무리.
ⓒ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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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은 오히려 북미 정상회담에 준비가 안 된 쪽은 트럼프 행정부라고 지적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여전히 공석인 데다가 대북 협상을 맡아온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은퇴하면서 기본적인 협상 채널조차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거의 접촉이 없었던 두 나라가 큰 의제를 놓고 대화하려고 하는 데 미국은 정상회담의 절차와 성격, 목표는 물론이고 누가 협상에 참여할 것인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회담을 준비할 시간은 물론이고 행정부 내 대북 전문가도 부족하다"라며 "정상회담은 단순히 상대와 악수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양국 합의의 모든 상관관계를 대통령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우려가 커지자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반박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로 북한을 비난하고 위협할 때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라며 "오랫동안 마음먹고 있었던 만큼 이번 결정이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합의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라며 "만약 합의가 완성되면 전 세계에 매우 좋을 것이며 곧 시간과 장소가 결정될 것"이라고 북미 정상회담에 의욕을 나타냈다.


태그:#도널드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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