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자치단체장 최초 대통령 후보 이재명을 탄생시킨 성남이 '6.13 지방선거' 80여 일을 앞두고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 전 시장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시장직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안성욱(53세) 변호사, 이헌욱(49세) 변호사, 지관근(53세) 성남시의원, 심재상(50세) 전 노사모 사무처장이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조광주 경기도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은수미 전 국회의원이 청와대 비서관직을 사퇴하면서 '청와대 낙점설'까지 퍼져 열기가 더 뜨겁다.
지관근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여의도 중심의 낡은 사고를 깨기 위해서라도 자치분권 가치에 맞는 인물이 시장 후보가 되어야 한다"라며 은 전 의원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안성욱 변호사와 조광주 경기도의원도 은수미 전 의원에 대한 밀어주기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정한 경선관리를 더민주 성남 지역위원회에 요구했다.
더민주와 달리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조용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정오(60세) 전 성남 부시장이, 바른미래당에서는 장영하(60세)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중당은 박우형 성남 주민연대 대표를 시장 후보로 내세웠다. 박 후보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 외에는 특별히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김유석 성남시의회 의장이 바른미래당 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 정도다. 자유한국당은 성남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해 놓은 상태다. 성남에서 초중고를 마친 토박이 변환봉 변호사(41세)가 전략공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더민주 경선 열기가 뜨거운 이유는 터줏대감 이재명 전 시장이 자리를 비워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더민주의 높은 지지도 덕에, 예선(경선)만 통과하면 본선은 무난하리라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더민주 지지도 높지만... 승리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와 CBS의 의뢰로 지난 12~16일 전국 성인 25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한다'는 답변이 69.6%로 집계됐다.
또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이 51.8%로 무척 높았다. 자유한국당은 18.6%, 바른미래당은 7.0%, 정의당은 4.7%, 민주평화당은 2.7%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무선 80%, 유선 20%로 실시됐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0%p, 응답률은 5.2%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현재의 지지도만으로 6.13 지방선거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다. 정치 지형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역대 성남시 지방선거 결과를 봐도 '예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전 시장은 55.05%를 얻어 44.04%를 얻은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신영수 후보를 11%p 차이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이 전 시장이 51.16%를 얻어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황준기 후보를 8%p 차이로 눌렀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못한 것이다.
더군다나 5회 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출신 이대엽 전 시장이 무소속으로 나와 보수표가 갈라진 상황에서 이길 수 있었다. 게다가 두 선거 모두 성남에서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통합진보당(5회 때는 민주노동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고 얻은 승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가 더민주 깃발만 꽂으면 이길 수 있는 선거는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현재 더민주에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가 이재명 전 시장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없어, 자유한국당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전략공천 한다며 더민주 후보는 예선보다 더 힘겨운 본선을 치를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성남시 정계 관계자는 22일 오전 기자와 통화에서 "제2의 강남이라는 보수 성향 분당 민심이 관건이다. 분당이 이 시장 손을 들어 주면서 대선 후보 이재명이 탄생한 것이다. 이재명 시장을 지지한 분당 표심이 새로운 더민주 주자에게 옮겨 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을 향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런 이유로) 경선에서 더민주가 분당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정당 지지도만 놓고 보면 더민주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기도 한다'라는 물음에 그는 "성남의 절반이 분당이라 속단은 금물이다. 난 5%p로 싸움을 예상한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 질문에 한 성남 지역 언론 기자도 "5%p 안팎의 승부를 예상한다"라는 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