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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창원시장 후보로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공천하기로 하자 반발이 거세다. 조 후보는 홍준표 대표가 경남지사로 있을 때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당초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공천후보로는 안상수 시장과 강기윤 전 국회의원, 김충관 전 창원제2부시장, 윤대규 전 경남대 서울부총장,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최형두 전 청와대 비서관이 나섰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남지역 여론 파악과 면접을 벌여 조진래 전 부지사를 공천하기로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일부 당원들이 지난달 30일 중앙당에 상경해 항의하기도 했다.

강아무개(창원)씨 등 당원들은 '(가칭)자유한국당 창원지역 책임당원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를 구성해 '조진래 후보의 공천 무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 후보 공천에 반대하는 당원들이 탈당계를 작성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4월 1일 강아무개씨는 "지난 30일 중앙당 항의 상경 때 500여명한테 탈당계를 작성해 모아 놓았다"며 "앞으로 상황을 보고 동의를 구해 당에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4월 2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비대위 집행부는 창원지역 5개 당협 소속 5명의 공동위원장과 30여명의 위원들로 구성되며, 이날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일반당원, 책임당원으로부터 시작된 '상향식 민주주의 보수정당 건설'을 위해 현 지도부의 퇴진에 주력할 것"이라 했다.

비대위는 안상수 창원시장의 무소속 출마를 요구한다. 비대위는 "향후 안상수 시장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촉구, 창원 4개 지역 국회의원 항의 방문, 자유한국당 탈당계 접수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 했다.

조진래 후보를 공천하기로 하자, 안상수 시장은 "재검토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할 수 있다"고 했으며, 강기윤 전 국회의원도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윤대규 전 부총장과 김충관 전 부시장도 각각 2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과 관련한 입장을 낼 예정이다.

 ‘(가칭)자유한국당 창원지역 책임당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유한국당이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창원시장 후보로 공천하자 반발하며 지난 3월 30일 중앙당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가칭)자유한국당 창원지역 책임당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유한국당이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창원시장 후보로 공천하자 반발하며 지난 3월 30일 중앙당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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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창원 공천을 무효화 하라"

비대위는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홍준표 대표는 창원지역 책임당원에게 사과하고 창원 공천을 무효화 하라"고 했다.

비대위는 "자유한국당이 조진래 후보를 창원시장 공천자로 확정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실사를 통해 현장민심을 파악해 보니 안상수 현 시장에 대한 교체 여론이 월등히 높았다'며 배제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강기윤 후보는 지난 총선 결과를 반영해 탈락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관위는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 어떤 방식으로 현장민심을 파악했는지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대위는 밝혔다.

이들은 "조진래 후보는 창원지역이 아닌 곳에서 국회의원 공천 경선에서 패배하는 등의 경력이 있음에도 특정 후보만 총선 결과를 반영했다"며 "이번 공천에서 국민배심원단에 속한 중도보수 세력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조차 자유와 민주주의를 짓밟고 무시하는 공천만행이 자행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배심원단 회의에 창원시장 공천자를 상정도 하기 전에 이미 언론에 알려 거수기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며 분노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측근을 공천하겠다는 홍준표 대표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음 알 수 있다"고 했다.

조진래 후보는 정무부지사 때 경남테크노파크 채용 비리 혐의를 받으면서,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채용비리와 관련해 경찰의 소환을 앞두고 있으며, 이 같은 사실은 10여일 전부터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지역에 알려져 있었던 사실이다"고 했다.

이들은 "소환을 앞두고 급하게 공천을 발표한 것은 울산에서 촉발된 경찰과의 갈등을 덮으려는 얄팍한 선거전술인가 의심한다"며 "아니면 측근을 후보자라는 갑옷을 입어 지켜야만 하는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비대위 "홍준표 대표님, 막말이 아니라구요?"

또 비대위는 홍준표 대표가 공천 반발에 대한 입장을 페이스북에 밝힌 것과 관련해, 비대위는 이날 "홍준표 대표님, 막말이 아니라구요?"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는 "홍준표 대표께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셨는데, '막말을 한 것이 아니라 서민적 친근함을 표시하는 일상적 용어를 사용했다'는 글에 창원지역의 책임당원들은 눈이 막히고, 코가 막히고, 가슴이 막힙니다"고 했다.

이들은 "홍 대표께서는 '그 상황에 가장 적절한 비유를 하면 할 말 없는 상대방은 언제나 그것을 막말이라며 반격을 한다'고 하십니다"며 "상대방이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이없어 한다는 것을 홍 대표는 왜 모르실까요? '막말'이 '막말'인 이유는 상대방이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을 만큼 상처를 주기 때문에 그것이 '막말'인 것"이라 했다.

또 이들은 "향단이, 바퀴벌레, 암덩어리, 연탄가스, 영남지역에서는 친밀감의 표시로 흔히 하는 영감탱이 등 우리가 통상 쓰는 서민적 용어 분명 맞습니다"며 "하지만 그 대상을 누구로 삼아서 말하는지에 따라 서민적인 용어가 될 수도 있고 '막말'이라는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히는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고 했다.

비대위는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중앙당사를 항의하는 책임당원들이 많습니다"며 "보는 시각에 따라 공천과정의 '잡음'이라고 느낄 수도 있고, 또 다른 시각에서는 '당원의 의사표현'이라고 판단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잡음'이라 하지 않습니다. 책임당원들이 '막말'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 대표, 제발 자중하시고 물러나 계십시오. 나서면 나설수록 자유한국당 표 떨어집니다"고 했다.

조진래 "경찰, 야당 겨냥한 표적수사 멈추라"

조진래 후보는 경찰 소환 조사와 관련해, 1일 낸 논평을 통해 "야당 겨냥한 표적수사 멈추라. 경찰 주장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조 후보는 "창원시장 후보 공천이 확정된 날, 야당 후보에 대한 경찰 소환조사 요구는 명백히 '야당을 겨냥한 표적수사'이자 '야당후보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야당 후보자를 수사하는 등 경찰은 더 이상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 공천자 측은 이어 "이 사건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불과한 수준이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단지 의혹만으로, 여당의 입맛대로 경찰 조사에 응할 수는 없다"며 "창원시장 선거가 끝나면 당당히 출두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공천이 확정된 날 야당 후보에 대한 수사 사실을 공개한 것은 명백한 야당탄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분노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야당 후보자를 수사하는 등 경찰은 더 이상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다.

조 공천자 측은 당초 출두에서 입장을 바꾼 것은 경찰의 해명자료를 보면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이 지난달 20일 한 언론사에서 보도가 나가자 당일 바로 소환을 통보한 점, 그리고 소환요구에 대한 답변을 소환일정 조율로 둔갑시킨 점 등은 의도적으로 수사내용을 흘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진래 후보는 "한국당의 창원시장 후보가 된 이상, 향후 관련 모든 일정은 후보 개인의 결정이 아닌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어떠한 탄압과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승리하여 구태한 정치세태를 모두 일소할 것을 창원시민과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태그:#자유한국당, #조진래, #안상수, #강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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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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