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장군의 발톱>(감독 김재한)이 '제40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2일 <오장군의 발톱> 제작자측은 "세계 4대 국제영화제의 하나로 꼽히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 한국 대표로 메인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한국과 인연이 높다. 강수연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1989년(제16회) 여우주연상, 이덕화가 <살어리랏다>로 1993년(제18회) 남우주연상, 장준환 감독이 <지구를 지켜라>로 2003년(제25회) 감독상을 받았다.
김재한 감독은 "지금도 세계 이곳저곳에서 총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것을 막연하게 뉴스로 접하고 남 일처럼 취급하는데 우리나라는 '휴전국가'다"며 "여자 친구와 알콩달콩 미래를 설계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던 한 청년이 전쟁에 휘말리며 스스로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영화다"고 했다.
<오장군의 발톱>은 십시일반 제작 프로젝트 '나도 제작자'라는 시민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으며 주목 받았다. 총제작비 2억 8000만 원 중 1억 6000만 원을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던 것이다. 최소 10만 원 이상으로 참여한 이가 전국적으로 700명이 넘는다.
류승룡 영화배우와 박종훈 경남교육감, 최경준 골프선수, 부산기업 ㈜에이스파마 등이 함께했다. 여기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거나 이런저런 물품을 지원한 이들까지 '나도 제작자'로 포함하면 1000명이 넘는 사람이 힘을 모아 함께 만든 영화다.
<오장군의 발톱> 설미정 제작자는 "제작 과정과 상영 과정까지 지역의 시민들과 문화예술단체들이 참여해 함께 만든 과정이 지역 문화예술 운동으로 생각해도 된다. 지역에도 이런 영화 제작, 상영 문화가 필요하다"며 "자본에 얽매이지 않는 지역 콘텐츠로서의 강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같은 제목의 연극이 원작인 <오장군의 발톱>은 전쟁의 폭력성과 비인간성을 다룬 영화다.
배우 맹세창이 주인공인 오장군역을 맡았고 서갑숙, 명계남, 이상훈, 김민규, 조혜정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김재한 감독은 이주민 여성의 삶을 다룬 영화 <안녕 투이>(2013)로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두바이국제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 유라시아국제영화제, 러시아 이스트웨스트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
또 <안녕 투이>는 지난달에는 프랑스 제19회 투르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영화 <오장군의 발톱>은 2014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독립영화제작지원을 받은 작품으로 올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40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는 4월 19일부터 26일 사이 열리고, 김재한 감독과 김유철 시인, 맹세창 배우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