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년 차. 남북 관계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컷뉴스>는 지난 2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백두산 호랑이 도입이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황새 복원 전문가인 박시룡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북한이 백두산 호랑이를 보낸다면 남한은 그 답례로 황새 한 쌍을 북에 선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남북의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남북이 힘을 모아 황새 복원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난 2월 청와대 앞에서 피켓을 들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북녘 땅에도 황새를 복원시켜달라"고 호소했다. 박 교수는 이낙연 국무총리에게도 서한을 보내 북한 황새 복원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최근 충남 예산에 작업실 겸 사무실을 마련했다. 예산군 대술면에 있는 황새 번식지 공원 인근에는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 교수는 이를 막기 위해 최근 예산에 작업실을 열었다. 기자는 지난 2일 예산에 있는 박 교수의 작업실을 찾았다. 박 교수는 이날도 여전히 황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 황새를 연구하게 된 계기와 남한의 황새 복원 현황을 설명해달라. "1994년 과부 황새가 서울대공원에서 죽었다. 가슴이 아팠다. 정부에 황새 복원 작업을 제안했다. 1996년과 1997년도에 독일에서 5마리, 러시아에서 19마리 총 26마리를 들여왔다. 물론 근친 교배가 아니었다. 근친 교배가 이뤄질 경우 자연 방사를 하면 질병 전염병에 취약해 번식에 불리해진다.
1996년도부터 한국교원대에서 황새복원을 시작했다. 2015년에는 60마리의 황새를 예산군에 보냈다. 이후 개체수가 77마리로 늘었다. 77마리 중 23마리는 현재 자연에 살고 있다. 예산군 광시면에는 황새 3쌍이 번식을 하고 있다."
- 북한에 황새 복원을 주장하고 있는데, 황새 복원이 지닌 생태적 의미를 설명해 달라 "남한보다 북한에서 먼저 황새가 멸종했다. 황새가 멸종한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황새는 대형새다. 한국전쟁으로 황새가 살 수 있는 큰 나무들이 폭격으로 거의 쓰러졌다. 전쟁 이후 급격한 멸종을 겪었다.
또 다른 멸종원인은 농경지를 개발하면서 둠벙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황새에게 둠벙은 먹이 터였다. 둠벙도 사라지고 논에 농약 사용도 잦아지면서 황새의 먹이가 부족해 졌다. 황새 복원은 우리 농경지의 생태를 회복시키는 의미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황새 복원은 남북이 협력해서 이뤄야 할 중요한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남북정삼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백두산 호랑이 도입이 추진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만약 북한이 백두산 호랑이를 우리에게 준다면, 우리는 답례로 북한에 황새 한 쌍을 선물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 하다. 우리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받기보다는 일종의 교류 사업으로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남북이 함께 황새 서식지 복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 북한에서 황새 복원이 성공하면 결국 복원된 황새들이 겨울에 남한으로 날아오게 돼 있다. 인간의 교류에 앞서 황새들이 먼저 교류를 하게 되는 것이다. 황새의 교류가 남북 화해 분위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북한 황새 복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나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은 북한에 황새를 날려 보내는 일이다. 파주 마정초등학교에서 황새 마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늦어도 내년에는 파주에서 황새 6마리를 방사해 북한으로 날려 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