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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 70주년인 3일 오후 대구시민단체들은 대구백화점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영령들을 추모했다.
 제주 4.3사건 70주년인 3일 오후 대구시민단체들은 대구백화점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영령들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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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은 아픔이지만 바로 세워야 할 우리의 약속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4.3건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공권력에 의한 희생을 사과한 가운데 대구에서도 시민들이 분향소를 차리고 추모공연과 기자회견, 평화버스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가졌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3항쟁 70주년 대구행사위원회'는 3일 오후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잘못으로 인한 아픈 역사를 정의롭게 청산하고 4.3의 정신과 교훈을 되세겨 정의와 인권, 평화와 통일의 나라로 나가는데 모두 함께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70년 전 제주에서는 국가의 이름으로 3만여 명 이상의 국민을 학살하는 대참극이 벌어졌다"며 "4.3의 비극은 한국전쟁 전후의 대규모 학살과 군사독재 정권의 인권유린 등으로 되풀이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식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권력이 무고한 국민을 학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여 유족과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했다"며 "그동안 빨갱이, 폭도라는 오명이 두려워 숨죽여 지내던 유족들은 그나마 어깨를 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하지만 과거청산과 치유의 근본인 정의가 빠진 말뿐인 명예회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의 잘못으로 생긴 피해는 구제되어야 하고 당시 주요 가해 책임자에 대해서는 범죄사실을 명백히 밝혀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며 "정의로운 청산 없이 4.3의 아픔은 온전히 치유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3항쟁70주년 대구행사위원회'는 3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잘못으로 인한 아픈 역사를 정의롭게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민단체들로 구성된 '4.3항쟁70주년 대구행사위원회'는 3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잘못으로 인한 아픈 역사를 정의롭게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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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장은 "제주 4.3사건의 유족들을 만나보면 차라리 10월항쟁으로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들은 그나마 편하게 눈을 감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4.3의 역사를 재정립하고 10월항쟁의 역사를 재정립해 젊은 세대에게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1947년 3.1독립을기념하는 제주사람들에게 미군정은 총부리를 겨눴고 고문을 자행했다"며 "4.3은 아직 나라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시기에 자주독립 통일국가를 부르짖은 역사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4.3은 청산되어야 할 아픈 역사일 뿐 아니라 계승되어야 할 역사이기도 하다"며 "4.3은 봉기가 아니라 해방 이후 스스로 지역 공동체를 일구고 분단에 반대하며 통일된 나라를 세우고자 싸웠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4.19나 5.18과 마찬가지로 민중이 주인으로 떨쳐나섰던 역사로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무용가 박정희씨는 4.3의 영령들을 추모하는 무용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참가자들은 미리 마련된 분향소에 향을 피우고 흰 국화꽃을 바친 뒤 추모의 묵념을 올렸다. 또 시민들을 대상으로 4.3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분향소는 오는 4일까지 대구백화점 앞에 운영하며 시민들의 분향을 받을 예정이다.

4.3항쟁70주년 대구행사위원회가 3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무용가 박정희씨가 4.3영령들을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4.3항쟁70주년 대구행사위원회가 3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무용가 박정희씨가 4.3영령들을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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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대구행사위원회는 3일과 4일 오후 <4월에는, 바람의 노래를 불러요>라는 주제로 인디음악인들이 거리공연을 진행한다. 거리공연에는 싱어송라이터 심상명과 인디밴드 마쌀리나, 락밴드 전복들, 대구대표 펑크밴드 극렬, 싱어송라이터 라이브오가 출연한다.

이어 7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지는 4.3 70주년 광화문국민문화제에 참석하는 등 제주 4.3항쟁 추모주간을 운영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대구문학관에서 '순이삼촌'의 작가 현기영씨의 강연을 가지기도 했다.


태그:#4.3사건 70주년, #대구 분향소, #추모공연,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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