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에 위치한 롯데골프장으로 사드 배치가 확정되는 날부터 시작된 소성리 야간시위. 매일 밤에만 모였던 것은 아니다. 아침부터 오후 나절에도 수시로 마을 앞 도로를 지켰다. 롯데골프장이 국방부로 부지가 공여되자 그 속에 있던 시설업체들이 물건을 빼기 시작했을 때도 지켰다. 롯데골프장이 빠져나가고 군부대시설을 갖추기 위한 공사 장비 통행, 자재운반 차량, 군인 통행, 미군 통행, 경찰 통행,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오가는 차들과 장비를 감시하고 저지해왔다.
4월 26일 사드 2기가 들어올 때 8000여 명의 경찰력이 새벽 두 시부터 마을로 진입해 골목의 집마다 보초를 서고 마을주민들의 발목을 잡았지만, 마을주민들은 새벽 비상사이렌이 울리자 쏜살같이 일어나 마을회관으로 모여들었다.
서북청년단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한여름에 마을로 찾아 들어와 한 손에는 성조기를 들고, 한 손에는 태극기를 휘날리면서 소성리 마을주민들을 '종북 빨갱이들'이라고 혐오스러운 욕설과 폭언에도 마을을 지켰다. 매일같이 소성리로 찾아와 혐오스러운 몸짓으로 춤을 추고 소음을 일으켰던 보수단체들의 만행에 몸살을 앓았다.
그리고 사드 4기가 추가 배치된 9월 6일과 7일 24시간을 꼬박 혼신의 힘을 다해 마을주민들은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온몸을 던졌다. 이가 부러지고, 팔이 부러지고, 몇 번의 실신을 거듭하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경찰을 뚫고 싶어 했던 소성리 주민들의 가슴에 피멍이 수도 없이 들었을 날들이다.
매일 밤 야간시위는 김천역 광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사드 배치 결사반대를 외치는 김천 촛불만큼이나 이어져 왔다.
오늘도 소성리 주민들은 부슬부슬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난로에 불을 피워 야간시위를 이어갔다. 팔순 고령에 모진 일들을 겪었지만, 웃을 수 있는 여유는 매일 저녁을 먹고 나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평화마당에 우리의 이웃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혹독한 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불 지펴준 난로가 있는 평화마당에서 하루 동안의 무수한 사건사고를 이야기 나누며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아있는 지난날들의 설움과 한을 쏟아낼 수 있는 곳이 소성리 야간시위였다. 이웃이 옆에 있어 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소성리 야간시위는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할지 정답은 없다. 사드 뽑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