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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STX조선해양.
 창원진해 STX조선해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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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까지 '자구계획 제출' 시한을 앞두고 창원진해 STX조선해양이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신청을 추가로 받았지만, 정부와 채권단(산업은행)의 목표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 노동조합은 '확약서'를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8일 STX조선 사측은 지난 5일까지 희망퇴직 104명, 아웃소싱 40명으로 총 144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달 말까지 희망퇴직·아웃소싱 신청을 받았고, 4~5일 추가로 받았다.

당초 회사는 생산직(정규직) 680명 가운데 5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회사의 인력 감축 계획에 비해 희망퇴직 등의 신청자가 적은 것이다.

STX조선 장윤근 대표이사는 8일 낸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정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장 대표이사는 "금일 오전까지 접수된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신청 인력은 각각 104명과 40명으로 합계 144명입니다"라며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에 응해주신 분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자력 생존이 가능한 수준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노사가 합의하여 방안을 제출한다면 적극적인 영업 지원과 이에 대한 RG(선수금환급보증) 등의 지원을 통하여 회사를 살리겠다고 천명했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사가 오늘까지 수차례 협상을 통하여 상당한 노력을 했으나, 확연히 다른 입장차이로 협상의 진전이 더 이상 없음에 따라 회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더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는 정부의 방침대로 법정관리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고 밝혔다.

장 대표이사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회의 전향적인 협조가 있었더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남은 사람들의 고통이 예상되는 현재의 결과는 대표이사로서 심히 유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3월19일 업무연락 '생산직 희망퇴직 및 아웃소싱 접수 안내'시 공지해드린 '생산직 조직 및 인력운영(안)'에 따라 원안대로 유지부서, 아웃소싱 대상부서를 확정하고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나머지 부서는 조직 폐지를 시행토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내외부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체질 개선만이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반드시 이행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STX조선지회 "노조 확약서 쓸 수 없다"

노동조합은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STX조선지회(지회장 고민철)는 고강조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3월 2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STX조선지회는 3월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안팎에서 점거·노숙농성을 벌였고, 4월 7일 모두 철수했다. 이들은 채권단과 회사가 요구하는 '노조 확약서'를 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STX조선지회 관계자는 "생산직 500여 명 인력 감축에, 산업은행은 지난 6일 추가 요구를 해왔다. 회사에 남은 직원들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매년 150억 원을 줄이라고 한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남은 사람들의 임금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추가 요구까지 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요구다"라며 "노사간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추가 요구가 나오면서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STX조선지회는 일요일인 8일에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STX조선지회는 이미 수주해 놓은 선박을 비롯해 한 해 20척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1500~2000명 정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 3월 8일 '중견조선소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STX조선에 대해 4월 9일까지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도록 했고, 목표에 미달할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통영 성동조선해양은 창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한 상태다.

한편 노회찬, 이종걸, 서형수, 김성찬, 정동영, 김종훈 국회의원은 지난 6일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와 회생을 위한 정부와 채권단 등의 대책 수립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경호 "노사간 원만한 협약타결" 당부

8일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정부의 STX조선해양의 컨설팅 결과 고강도 자구계획과 사업재편 요구에 따른 노사확약서 제출 시한이 4월 9일로 다가옴에 따라 현장을 방문했다. 한 권한대행은 노사간 원만한 협약 타결이 이루어지길 당부하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장윤근 STX대표이사와 고민철 STX조선 지회장을 만나 STX조선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이에 따른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회사가 무너지면 STX조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호소문에서 "협력업체와 도민들은 STX조선이 정상화 되기를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채권단이 제시한 기한까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접점을 찾아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여 회사의 미래를 보장 받고 지역경제의 버팀목으로 거듭나기를 350만 도민을 대표해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조선업종 위기와 대량실직에 대한 긴급대책으로 400억 원 규모(경남도 10억 출자)의 조선업 구조개선펀드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일 고용노동부는 통영과 창원진해 등 6곳을 고용위기지역 지정했다.


태그:#STX조선해양, #금속노조,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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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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