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창원진해 STX조선해양이 정부와 채권단(산업은행)에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낸 가운데,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9일 STX조선은 인건비 75%(생산직 500명) 감축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산업은행이 추가로 요구했던 연간 인건비 150억원(고정비) 삭감도 자구계획안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는 이번 회사의 자구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았고, '노조 확약서'를 내지 않았다. 

이날 STX조선과 관련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이날 창원을 방문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오후 STX조선지회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성현 위원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조정하기 위해 왔는데, 양측의 입장차가 너무 크다"며 "서로 벼랑 끝 전술일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남대책위 "노사교섭 파탄 낸 산업은행에 분노" 

STX조선 자구계획안에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는 10일 오전 STX조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다.

경남대책위는 "노사교섭 파탄 낸 산업은행에 분노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살인적인 구조조정 중단하라"고 했다.

경남대책위는 "익히 잘 알고 있듯이 STX조선은 15척의 수주 잔량과 1500여억원의 자금력으로 추가 자금 지원없이도 이후 자력운영이 가능한 사업장이며, 수주된 배를 짓기 위해서는 약 2500여명의 추가고용이 필요한 상태"라 했다.

이들은 "STX조선지회는 지난 3월19일 사측의 일방적 자구계획안 발표 이후에 더불어 민주당 당사를 점거하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 왔고 결국 노사가 교섭을 통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사측은 '무급휴직 5개월, 상여금 300% 삭감, 통상임금 80%'안을 내 놓았다"며 "STX조선지회는 삼정회계법인 보고서의 부당성과 노동조건 후퇴라는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도 회사의 정상화와 고용보장을 위해서라면 고통분담 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었기에 사측 안을 놓고 적정 수준을 논의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하지만 산업은행의 갑작스런 고정비 추가 삭감 요구로 인해 상황은 급변하였다. 산업은행은 노사 교섭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지난 6일 오후, 매년 150억에 대한 고정비 추가 삭감 입장을 제시하였고, 결국 산업은행의 고정비 추가 삭감 요구는 노사교섭을 파탄으로 내 몰았다"고 했다.

이들은 "실제로 산업은행이 요구하는 추가 고정비 삭감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STX조선 노동자들은 한 달 임금 10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해야 한다"며 "사측도 인정하듯이 '생활조차 불가능한 임금'이다"고 했다.

경남대책위는 "노사자율교섭을 방해하고 기획의도된 법정관리로 STX조선 노동자를 죽음의 벼랑으로 내 몬 산업은행을 용서할 수 없다"며 "진해 경제를 파탄내고 STX조선 노동자를 끝끝내 벼랑으로 밀어버린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 했다.

진해 STX조선해양.
 진해 STX조선해양.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농민, 노동단체 등 '정부 비판' 성명 줄이어

성명서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은 "STX조선 노사 자율교섭 방해하는 산업은행을 규탄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무시하고 지역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부와 산업은행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산업은행은 노-사 자율협약을 존중하고 STX조선의 회생을 위해 적극 지원하라", "정부는 노사 자율교섭 방해를 중단하고 노사협약을 존중해 STX조선 회생을 위해 적극 지원하라", "정부는 STX조선을 '비정규직 공장'으로 만들겠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했다.

경남여성연대는 논평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사람'이 있고 '지역'이 있으며 '산업'도 있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은 더 이상 노동자들을 겁박하지 말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중형 조선소 살리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 했다.

경남여성연대는 "정부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의 정부가 아님'으로 규정할 것"이라며 "정부가 STX조선 노사의 자율협상을 존중하고 중형조선소 살리기에 책임있게 나서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STX조선 노동자들의 양보에도 요지부동인 산업은행의 태도는 결국 애초에 STX조선을 인적구조정을 통해 비정규직 공장으로 만들겠다는 뜻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이들은 "정부와 산업은행에게 STX조선 노․사가 자율교섭을 통해 만들어낸 자구안을 적극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 회생을 빌미로 노동자들을 거리로, 비정규직으로 내몰지 말라"고 했다.

경남진보연합과 민주노총 경남본부도 각각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STX조선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오는 19일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노동자 생존권 사수, 다함께 가자"라는 제목으로 경남도민대회를 연다.


태그:#STX조선해양, #문성현, #금속노조, #산업은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