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돈은 먹었지만 봐주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식인데 제정신인가"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하루 전 청와대는 "김 원장의 출장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나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장을 두둔하는 정부를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어 이 자리에 섰다, 청와대의 교만과 폭주가 도를 넘었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자신들의 적폐를 쌓는 것은 용서가 되나, 더이상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심정으로 요구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 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 또 이번 인사 검증을 담당한 인사들이 사임할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안 후보는 "사실 이번 문제는 수사를 받고 구속해야 할 사안"이라며 "정권을 잡았다는 이유로 과거 자신들의 입장은 망각한 채 이중잣대를 만들어 스스로 적폐를 쌓아간다면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김 원장에 대한 입장을 박 시장이 말해야 한다, 다른 경쟁자들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싶다"라며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김 원장에 대해서는 "공개적 자리에서 질책해놓고 해당 기관 돈으로 해외여행 다니는 사람이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라며 "대동한 인턴은 1년도 안 돼서 9급 비서로 기용되고 7급으로 승진됐다는 얘기는 청년들을 울리고 있다, (그러면서) 무슨 청년 취업 이야기를 한다는 거냐"라고 쏘아붙였다.
바로 이어 서울시 정책 발표를 위해 기자회견을 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안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서울시장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략적인 접근"이라며 "특히 인턴 직원을 거론한 것은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이다, 안철수 후보 주장대로라면 국회 인턴은 9급 채용 되면 안 되는 거냐, 그거야 말로 청년을 좌절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식 "다른 인턴도 똑같이 정책비서로 승진, 초고속 승진 사실 아냐"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김기식 원장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반성하고 있다"라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피감기관 비용부담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 그는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분들이 있다"라면서 "그럼에도 이게 관행이었다고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피하고자 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어떤 경우에도 어떤 로비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는 자신에 대한 확신 때문에 스스로를 경계하는 것이 의원 시절에 느슨해졌던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고 있다"라며 "그 당시에 관행이 있었다 하더라도 스스로 더 경계했어야 된다, 이런 점은 분명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로비성 외유'라는 지적에 대해 "대외경제연구원 출장 뒤에 연구원이 원했던 유럽 사무소 예산을 전액 다 삭감했다, 오히려 더 엄격하게 했다"라며 "우즈베크에 간 것이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법안 관련 로비 아니냐고 하는데 내가 간 시점에서 1년 4개월이 지나서야 지주사 전환 문제가 공론화됐다,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인턴과의 출장 동행에 대해 김 원장은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던 분으로, 의원실을 운영할 때 정무위 소관기관이 많기 때문에 구성원에게 한 기관씩 맡겼다"라며 "당시 인턴이 두 명이었는데 다 정책비서였다"라고 해명했다.
'초고속 승진에 대해서도 "다른 인턴도 똑같이 정책비서로 승진을 했다, 고속이라고 얘기합니다만 행정 비서의 경우 9급에서 내부 충원 승진을 하다보니 9급에서 6급으로 승진했다"라며 "초고속 승진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