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거래처 직원들과 유명하다는 한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전갈탕 일곱 그릇이요~!"라는 거래처 사장님의 주문에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헉...스콜피온이라 불리는 전갈? 무시무시한 꼬리에 집게까지 달린 그 전갈을 그것도 탕 요리로 먹는다고? 그래도 개고기가 아닌 게 어디냐 ㅠㅠ' 꽃길만 걷자고 다짐했던 나에게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우스갯소리로 비행기와 책상 빼고는 다 먹는다는 중국의 식재료에서 전갈을 보기는 했지만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실 줄이야(실제로 중동이나 이집트의 사막 지역에는 전갈을 삶아 먹는 부족들이 있다). 이럴 땐 내 몸을 신에게 맡기는 수밖에...
드디어 내 눈앞에 전갈탕이 끝내 나타나고 말았다. 그런데 내가 상상했던 비주얼이 아니다. 살코기와 뼈를 오랫동안 전복과 고아 끓인 정성 가득한 국물이 바로 전갈탕(전복+갈비탕)이었다. 살아있는 전복을 삶아내어 갈비와 함께 뜨거운 국물에 투하하여 대파를 송송 썰어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환상적인 탕이었던 것이었다.
사막에 사는 전갈로 오해했던 나의 '스튜핏'이, 환상적인 '그레잇'으로 승화되는 순간이다. 간결한 맛이 매력인 전갈탕, 오늘부터 내 마음속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