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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좋다. 나도 놀고 싶다. 어버이날 효도도 하고 싶다. 그런데 놀 만한 형편이 안 되면 슬퍼진다. 바로 비정규직, 소상공인, 자영업자, 일용직에 있는 사람은 남이 놀 때 눈물을 흘리며 하늘만 쳐다 볼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의사를 밝힌 어버이날 공휴일 도입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공식 논평을 내놨다. 정태옥 대변인(대구 북구 갑)은 논평을 통해 "우리 자유한국당은 노는 날 늘리는 것 반대하면 표 떨어지는 것 안다. 그래도 나라와 경제를 위해 할 말은 해야겠다"라며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이유를 밝혔다.

한국당이 어버이날 휴일에 반대하는 세 가지 이유

2017년 6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당시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모습
 2017년 6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당시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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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한국당은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하고자 하는 것은 명백한 선거를 앞둔 선심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둘째, "공휴일로 지정되면 정규직, 공무원 등은 월급 나오고 돈 가진 사람은 좋겠으나, 비정규직,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가슴이 타고 애가 마르는 공휴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공휴일이라 매출은 없지만 임대료와 종업원 인건비는 월급으로 꼬박꼬박 나가야 한다"라며 "하루하루 일당을 벌어야 하는 비정규직, 일용직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우려를 이어갔다.

셋째, 현 정부가 "벌어 놓은 돈 쓰고, 거둔 세금 쓰고, 있는 사람 것 빼앗아 나누어주는 일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제, 세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제 모두 그러하다"라며 "경제가 죽으면 아무리 여가가 많아도 소용이 없다. 실업자가 행복한 것 본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일을 해서 소득이 있는 연후에 휴가"라고도 덧붙였다.

당 사무총장 등 어버이날 공휴일로 하자는 한국당 의원들

2016년 4월 28일, 유기준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명수 의원.
 2016년 4월 28일, 유기준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명수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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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논평에 대해 같은 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시 갑)은 어떻게 생각할까. 적어도 앞서 소개한 둘째, 셋째 이유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7년 6월 27일, 어버이날은 물론 스승의 날, 근로자의 날도 공휴일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국가 기념일 및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현재 계류중)을 대표 발의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당시 발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기념일 중 어버이날과 같이 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강화하기 위한 기념일 및 근로조건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해 지정된 근로자의 날도 법정공휴일로 지정함으로써 국민들이 평등하게 휴식권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함."

이 법안 발의에 찬성한 한국당 국회의원들의 면면은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홍문표 의원, 당 정책위의장 함진규 의원 등을 비롯해 다음과 같다.

강효상(비례), 김석기(경북 경주시), 김승희(비례), 박순자(경기 안산시 단원구을), 유민봉(비례), 이주영(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최연혜(비례), 함진규(경기 시흥시 갑), 홍문표(충남 홍성군·예산군).

정태옥 대변인의 표현을 빌리면, 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이명수 의원 등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10명은 "가슴이 타고 애가 마를 비정규직,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외면하고 어버이날 놀자고 하는 사람들. 동시에 당내에서는 '용감한 내부자들'로 공인된 셈이다.

2017년 6월 27일, 어버이날은 물론 스승의 날, 근로자의 날도 공휴일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국가 기념일 및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을 이명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당시 이 법안에는 홍문표 당 사무총장 등 같은 당 소속 의원 9명이 동참했다.
 2017년 6월 27일, 어버이날은 물론 스승의 날, 근로자의 날도 공휴일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국가 기념일 및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을 이명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당시 이 법안에는 홍문표 당 사무총장 등 같은 당 소속 의원 9명이 동참했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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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박근혜 정부에 의해 입증된 어버이날 연휴 효과

또한 정 대변인의 논평과 반대로 돈 쓰는 일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은 2016년 5월에 당시 정부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2016년 5월 5일은 목요일이었고, 8일은 일요일이었다. 이에 그해 4월 2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지난 2016년 5월 6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사흘 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가 열려 5월 6일을 임시 공휴일로 확정했다.

그리고 얼마 후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문화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자료를 바탕으로 한 '5월 6일 임시 공휴일 내수 활성화 효과' 보도가 잇따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은 "임시 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효과로 소비 지출이 약 2조 원이 늘고 생산은 약 3조9000억 원 유발된다"라고 추정했다.

또한 백화점·대형마트·가전전문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 늘어났으며, 연휴 기간 지역 축제 축제에 약 145만 명이 참여하는 등 문화시설 입장객, 교통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국내 여행, 여가·문화 활동, 쇼핑 등이 크게 증가했다"라는 것이 당시 정부의 공식 발표였다.


태그:#어버이날, #공휴일, #이명수, #정태옥, #홍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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