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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11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들을 뿌리치며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17.11.08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11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면서 취재진들을 뿌리치며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17.11.08 ⓒ 최윤석

박근혜 정부의 첫 국가정보원장인 남재준 전 원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자신의 임명과 관련돼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면 할복하겠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남 전 원장은 지난해에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내가 만약 정윤회·최순실을 알았다면 총이라도 들고 청와대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과격한 발언을 했다.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행정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남 전 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전달한 내용을 증언하기 위해 증인석에 섰다. 검찰은 그 과정에서 남 전 원장의 임명 배경에 최씨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정 전 행정관이 2013년 초,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외장하드 파일을 제시했다. 이 파일엔 국정원장 후보 명단과 남 전 원장 내정이 붉은색 글씨로 적혀 있었다. 검찰은 남 전 원장에게 "국정원장 되는데 최씨 영향이 있다고 하던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한 동기에 관해 묻는 취지였다.

"할복하겠다"..."최순실 알았으면 총 들고 갔을 것"

남 전 원장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최순실을 국정농단이 시작되고 알았다. 아무리 제가 이 자리에 있더라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며 "인격모독 하지 말라. 최순실 때문에 국정원장에 갔다면 제가 할복하겠다"고 소리쳤다.

검사가 다시 "정 전 행정관이 자신의 이메일을 이용해 인선안을 최씨에게 보냈고, 최씨가 정 전 행정관에게 수정안을 회신했다"며 "국정원장 인사에 관여한 사실을 전혀 모르나"라고 질문했으나 남 전 원장은 "모른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국정원장 내정이 언론에 보도되기 하루 전날인 2013년 3월 1일 밤 10시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자신에게 전화해 내정 사실을 알려줬다는 사실에 대해선 인정했다. 그는 법정에서 "당시 그 자리에선 수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됐고, 그 직후 비서관 3명 중 한 명에게 청문회를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남 전 원장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후인 지난해 1월에도 재임 당시 최씨 등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정윤회·최순실을 알았다면 총이라도 들고 청와대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국정원 더러 정윤회, 최순실을 왜 몰랐냐고 묻는가 본데 그러면 사찰권이라도 주고 그런 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 전 원장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국정원 특활비 현금 5000만 원을 매월 1회씩 총 12회에 걸쳐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남재준#이병기#이병호#박근혜#특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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