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공생, 순환의 가치로 지역사회를 만들어갑니다. 대전지역에도 수많은 협동조합이 다양한 사업과 방식으로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지역 사회 공헌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지원기관인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 월간 <토마토>, <오마이뉴스>의 공동 기획으로 대전지역 협동조합을 찾아갑니다. - 기자 말
"봉사활동이란 게 뭔가 주고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요. 나눔 활동도 그렇고요. 그래서 기획했어요. 부담 없이 모두가 참여해서 축제 형태로 즐기면 좋겠다는 판단을 했죠. 봉사 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도움을 받는 어르신들도 그저 마음 편하게 오셔서 웃고 즐기다 보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더라고요." '도원참사랑나눔' 예비 사회적 협동조합(대전광역시 서구 태평동 소재) 권경미 이사장이 '도원참사랑나눔 축제'를 진행하는 이유다.
2004년부터 먹거리를 나누고, 옷을 손질해서 보육원에 보내고, 쪽방촌에 쌀 지원을 하는 등 작은 나눔을 진행하다가, 취약 계층의 사회적 자립을 목표로 '도원참사랑나눔' 예비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원과 함께 분투 중이다. 지난 27일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권 이사장을 만나 그 진행 과정을 들어봤다.
상호 존중과 소통, 축제의 장으로 진화 중
권경미 이사장은 대전 중구 관내 어르신을 초청하여 한방찜, 물리치료, 후원품 나눔 행사를 하면서 이분들에게 더 큰 힘이 되어 드리고자 2년여 동안 체계적인 준비를 했다. 2015년 10월에 고용노동부에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서류를 제출했고, 2016년 5월 9일에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았다.
법인명은 '사회적협동조합 도원참사랑나눔'이다. 그 산하에 도원참사랑나눔 사회공헌팀이 있고, '미소자원순환센터'와 '인삼골 장이야기'도 도약을 꿈꾼다. 본점은 대전 중구 태평동에 차려져 있고, 미소자원순환센터는 홍도동에, 인삼골 장이야기는 금산군 부리면에 있다. 세 군데에 고령자와 취약계층 등 노동자 총 16명이 고용되어 있다.
도원참사랑나눔의 사회공헌팀은 매년 계획을 세워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어르신들 장수 사진을 촬영하고 의료 봉사도 한다. 후원품 나눔 봉사도 병행한다. 대전 중구, 동구, 대덕구에 사는 어르신들 약 천여 분과 소통하고 어려움을 나눈다.
지금은 장수 사진에 그치지 않고 가족 사진도 곁들여 촬영한다. 그 과정에 평생토록 처음 촬영하는 경우도 있어 보람 두 배다. 도원참사랑나눔 축제를 통해 청소년들이 어르신들께 화장도 해드리며 화기애애한 가운데 세대 간에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다고 한다. 이 행사는 매월 축제 형식으로 진행하며 축제 때마다 30~50여 분의 어르신이 참여한다.
올해는 특히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족 사진과 장수 사진을 촬영하고, 그분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요청을 받아 지원하고 있다. 생필품 지원, 가정 내 수리 품목을 파악해서 정비도 해드린다. 사진 촬영 중 자연스럽게 불편하고 힘든 부분을 끄집어내 도움을 드리는 구조다.
권경미 이사장은 2017년 9월부터 지정기부단체 등록을 받아 후원금을 모금하는 등 권 이사장의 개인적 후원과 40여 명 조합원들의 도움으로 나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저소득층 자립을 위한 일터 만들기
'도원참사랑나눔 자원순환센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물상이라고 보면 된다. 파지, 신문, 고철, 비철 등 재활용 자원을 수거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취약 계층 일자리 창출과 지역 어르신들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운영한다는 게 권 이사장의 설명이다. 배우지 않아도, 실력이 없어도 부지런히 일을 하는 의지로 뭉쳐 여섯 명이 일하고 있다.
'인삼골 장이야기'는 조합원들과 함께 다섯 명의 노동자들이 콩과 고추를 직접 재배, 제조, 숙성시켜 재래식 발효장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다. 소금을 제외하고 모든 재료를 자체 생산하여 발표장을 담그는데 현재 어려움은 홍보 부진에 따른 판매망이 좁다는 것이다. 10년 넘게 숙성된 된장, 간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자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중에 작년부터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아 디자인 개발을 해서 상품을 만들었다. 발효장이라는 특성상 분량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양질의 제품으로 효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합원들은 굳게 믿고 있다.
권 이사장은 그냥 머슴의 마음으로 도원참사랑나눔을 운영하고 있다. 자활, 성장까지 자신이 뛰지 않고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낮은 자세로 열심히 뛰는 것뿐이다. 지사를 설립한 후 하루 서너 시간 잠을 잤다. 하는 일들이 거의 수작업, 몸으로 하는 일들이 많아서 일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하면 일어설 수 있다고 믿고 내일을 향해 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위 두 가지 사업은 저소득층 자립을 위한 일터로서 반드시 성공하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어려움을 기회로, 향후 과제들
"저희 조합도 적은 자본금으로 출발을 하였고 일반 기업과 경쟁력에서 많이 뒤처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위에 말씀드린 대로 홍보력이 부족한 것도 안타깝구요. 적은 자본력으로 출발했지만 성장의 속도가 늦지는 않아요. 작년에 '도원참사랑나눔 자원순환센터'에서 2억 4천만 원 정도 수익을 냈어요. 그리고 '인삼골 장이야기'에도 열정을 갖고 있어요. 조금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지원금과 별개로 자체 매출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랍니다." 권경미 이사장은 조합과 함께하는 식구들을 우선 챙기고 싶어 한다. 일자리를 최고의 복지라고 믿고 자활을 하도록 도와주고 싶다. 또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어린 학생 봉사자들과 혜택을 받는 어르신들 간에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름답게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더불어 살아간다는 복지 공동체로 성장을 꿈꾸고 있다.
어려움도 있었다. 조합원들간에 협동사업에 대한 이해를 좁히는 부분이었다.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은 일반 협동조합과는 달리 수익 구조에 대한 배당이 금지돼 있어 이를 깨우치는 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열정을 다한 후 조합원들의 깨우침을 기다리며 이제는 도약을 위한 토대는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권 이사장은 조합이 안정화 되어 외부 지원 없이도 운영 가능하도록 하여 누구나 일하고 싶은 조합이 '도원참사랑나눔'이기를 소망한다. 조합에 애정을 갖고 매진하는 조합원들이 있는 한 더 치열하게 도전할 것을 다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아갈 수 없잖아요. 나, 너가 아닌 우리라는 큰 울타리가 있을 때 우리는 조금 더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