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아침 7시 서울 국제휠체어마라톤 대회 참가 위해 잠실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걷는 5km 경쟁, 어울림 마라톤과 휠체어를 이용하는 마라톤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있었다.처음 마라톤을 등록하고 '완주가 가능할까? 넘어지는 않을까?' 하며 걱정이 많았다.
주 3회 집 근처 운동장(체육관)에서 뛰고는 있었지만 야외에서 뛴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됐다. 비장애인들과 5km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까마득했지만, 이번 기회에 완주하여 기억에 남기길 바랐다.
천천히 한 발짝 한 발짝 걸음마를 뗐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걷기 위해 다른 이들을 앞으로 보내고 천천히 움직였다. '멀리 바라보고 걸으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아버지의 말씀처럼 집중해서 걸었다. 처음에는 잡생각도 들고, 다른 사람들도 보였지만 속도를 내고 혼자서 걸었다.
"나는 할 수 있다. 조금만 힘내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옛날에는 쉽게 포기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도와주길 바라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부모님과 친구들도 멀리한 적도 있다.
그것을 깨기 위해서라도 이 마라톤에서 혼자 도착하길 바랐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 걸어갔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도와줄까요? 라고 묻는 이야기 들었지만, 약해지지 않기 위해 혼자 걸었다. 자원봉사자님들이 "끝까지 가세요", "다 와가요"라는 말을 해주었다.
도착점이 보이고, 활짝 웃으며 통과했다. 혼자서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하자 1시간 13분... 머릿속은 하얗고, 아무 생각도 안 났다. 하지만 시간을 보고 나서 '내가 승리했어' 하며 웃음을 짓게 됐다. 처음엔 '어떻게 5km을 달리지, 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라고 생각했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도착점에 도달한 날 돌이켜보며, '이제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후 난 매일 40분 이상 걷는다. 처음엔 포기했던 내게, 마라톤 대회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