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어업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아울러 여성 어업인의 삶의 질 향상, 역량 강화 등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지난 4월 30일 오후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에서 '충남여성어업인 육성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토론회(아래, 토론회)'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여성어업인과 수협, 그리고 해양수산부, 충청남도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지난해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 전국에서 최초로 진행했던 충남지역 여성 어업인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여성어업인들의 적극적인 의견수렴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열렸다.
특히, 토론회가 열린 태안 신진도는 충남의 대표적인 어촌지역으로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토론회에는 많은 여성어업인들이 참여해 그들만의 고충과 어려움에 대해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엄선희(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 임우연(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엄선희 연구위원은 "어업에서 여성 인구의 비중은 확대되고 있으나 고령화, 여성어업인 육성 거버넌스 부재, 전문교육부족,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라면서 "수산업의 발전 및 경쟁력향상, 어촌의 사회·경제안정을 위해 여성어업인의 권리 및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두 번째 발제자인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임우연 연구위원은 지난해 조사된 충남여성어업인 현황과 실태를 설명하면서 "여성어업인은 충남지역에서 급격한 감소를 보이고 있는 반면 60대 여성어업인은 증가하고 있다"라며 "충남 여성어업인은 경제적 권한, 노동 가치, 성차별, 대표성, 역량강화기회, 조업환경에서의 불평등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어업인이 경제적, 사회적 위상이 여전히 낮고 남성어업인의 보조자로 인식되며 부업과 돌봄, 가사일의 병행으로 노동시간이 길며 강도가 높다"라면서 "여성어업인의 성장과 고령화되는 어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점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어업인을 위한 정책으로 ▲ 어업 분야 성평등 정책 추진 기반 구축 ▲ 여성어업인의 경제적·정치적 권한 증대 ▲ 여성어업인의 역량 강화 ▲ 여성어업인의 건강 및 안전증진(여성 어업인 쉼터) 등 4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수협중앙회 권재환 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라면서 "여성어업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여성어업인연회장 이정희 부회장은 "여성어업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교육이 부족하다"라면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따라서 여성어업인을 위한 지원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여성어업인들의 호소에 해양수산부 정재훈 사무관은 "여성어업인을 위한 전담조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면서도 "현재는 각 시·도의 여성어업인 전담조직이 없어 어려움이 있지만, 추후 인력과 조직이 구성될 것"이라며 현재 실시 중인 여성어업인에 대한 지원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현장 여성어업인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여성어업인들은 "여성어업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달라" "여성도 각종 어업인을 위한 위원회에 참여할 수 해줄 것"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이제 여성 농업인 뿐만 아니라 여성어업인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토론회를 통해 향후 지역사회 여성어업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와 권익 증진과 아울러, 여성어업인의 성장과 발전이 충청남도 전체 어업 경쟁력을 높이고 어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충남 여성어업인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