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Archive) 서고 자료실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각종 자료들이 있다. 이 자료들은 각종 기호와 숫자로 분류돼 있는 바, 그 기호와 숫자를 모르면 찾을 수 없다. 마치 주소를 모르면 집을 찾을 수와 없는 것과 같다.
나는 재미동포 박유종 선생의 도움으로 한국전쟁 관련 자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그분도 NARA에 대해 매우 정통한 분은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2007년 3월 9일 NARA에 수십 년 출근하면서 각종 자료를 검색 수집하신 재미사학자 방선주 박사를 만났다.
우리 두 사람은 그분을 찾아뵙고 인사드린 후 북한 측 노획 문서 찾는 법을 묻자 선뜻 가르쳐 주셨다. 아마도 박유종 선생이 역사학계 대원로 백암 박은식 임시정부 대통령 손자이기 때문이었을 듯하다.
1950년 10월 미군은 평양에 입성해 그곳 관계기관에서 문서들을 죄다 노획했다. 미군들은 이 문서들을 수십 대의 트럭에 싣고 선박에 적재해 미국으로 가져왔다. 그런 다음 이 문서 자료들을 분류한 뒤 NARA에 소장하고 있었다. 북한 측 노획 문서 자료 상자는 수백 개가 넘어 나 혼자 체류기간 동안 도저히 다 검색할 수 없어 그 가운데 RG 0242 Box 126, 127, 143, 144, 146, 156 등 일부만 살펴봤다.
나는 2017년 10월, 카카오 스토리펀딩 후원으로 제4차 근현대사 자료 수집 차 NARA에 다시 갔다. 마침 그곳에는 많은 한국인 리서처(Researcher, 연구사)들이 관련 자료들을 골똘히 검색·수집·정리하고 있었다. 마침 그곳에서 만난 워싱턴의 인터내셔널 센터 KISON(Korean Information Service on Net) 편집위원 이흥환 리서처는 1차 방미 때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은 바 있었다. 그분은 그 무렵 북한 노획물 자료를 몇 년째 검색 정리하고 있었다.
이흥환씨는 이미 NARA에 10여 년째 드나든 전문 리서처로 <부시 행정부와 북한> <미국 비밀문서로 본 한국현대사 35장면>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대통령과 욕조> 등 귀중한 저서를 펴낸 저술가다. 그분은 머잖아 북한 측 노획물에 관련된 역저를 펴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박도 기자의 사진 근현대사 49]에서는 3차, 4차 NARA 방문에서 찾은 북한 측 노획물자료에 대한 극히 일부만 소개하겠다. 먼 이국땅에서 한국 근현대사 자료 수집에 열정을 다 바치는 한국인 전문 리서처(Researcher, 연구사)들의 건강과 건투를 빈다. - 기자 말
(* 이 연재는 다음 회로 끝난다. 이후 후기 한 회만 더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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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인민군 전사의 수첩에서 나온 사진(사진 뒷면의 기록: 김용준, 리영록, 김기원, 김용생, 김두형, 주중환 여섯 동무가 568 연대직속 경비소대 사격장 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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