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 열심히 준비했지만, 당일 비라도 내리면 낙담을 하게 된다. 게다가 각 학교의 동문 체육대회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를 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만큼 날씨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전국에 걸쳐 비가 내리고 있는 6일, 고등학교 동문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 필자의 모교를 찾았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미처 운동장에 고인 물들이 빠지지 못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운동장에 모인 동문들은 비 때문에 걱정하는 주최 기수의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비가 내리고 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 그만큼 1년에 한 번 동문들과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니 비가 무슨 대수이겠는가.

운동장 한쪽에 자리를 잡은 필자의 기수 천막을 찾아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니 다짜고짜 친구들 단체 사진을 찍으라고 재촉한다. 그러면서 비 오는 날 이렇게 체육대회를 하는 것도 기삿거리가 되지 않느냐며 친구들 모습 촬영해서 기사에 한 번 쓰라고 압박(?)한다.

비가 와서 대부분 게임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동문의 열의 만큼은 뜨겁다. 각 기수 텐트에 모인 동문들은 저마다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옛 추억에 젖어 있다. 그러면서 비에 얽힌 추억거리도 하나둘씩 끄집어낸다. '우리 학교는 소풍 가는 날만 비가 왔다', '체육대회 때도 그랬다', '아마 학교 다니는 3년 동안 행사만 하면 비가 왔다'는등 서로 맞장구를 치며 막걸리를 기울이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각 기수의 경계는 허물어져, 동문의 천막을 찾아다니며 빗속의 대화는 계속 이어진다. 한 동문은 "비가 오니 미세먼지도 없고 오히려 깨끗해서 좋다"면서 "학창시절에 비가 오면 더 미쳐서 운동장 뛰어다니던 생각 안 나느냐"며 비를 더 반기는 분위기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친구와 동문이라는 것 때문에 아닌가 하는 생각한다. 매년 진행되는 동문들과의 체육대회였지만, 이번처럼 더욱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 있을까 싶다.

지금 이 순간 필자는 추억여행을 떠나고 있는 동문의 천막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기사를 쓰고 있다. 기사를 송고하고 나면 빗속에도 냄새가 나는 동태찌개에 밥 한 그릇 먹고 친구들과의 추억여행에 동참해야겠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태그:#모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