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 임기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경찰은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자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포함해 1600여 명을 체포했다.
이날 시위는 오는 7일부터 4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푸틴 대통령의 공식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열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에서 7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나발니는 대선에 출마해 푸틴 대통령에 도전하려 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 혐의를 이유로 후보 등록을 거부 당했다. 그러나 나발니 측은 정치 탄압이라며 야권을 이끌고 시위를 주도했다.
모스크바 시내 푸시킨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시위대는 "푸틴은 도적이다", "러시아를 해방하라", "푸틴 없는 러시아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헬리콥터를 타고 최루가스를 뿌리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러시아의 정치 탄압을 조사하는 시민단체 'OVD-인포'는 "이날 시위로 러시아 전역 26개 도시에서 1599명이 체포됐다"라며 "모스크바에서 가장 많은 702명이 체포됐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32명이 체포됐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새 임기를 시작하게 됐지만 러시아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반정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 측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경찰과의 유혈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평화적 시위를 벌인 시민들을 대거 체포한 것을 우려한다"라며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