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그분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든 '산모(産母)'다."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1등이 많이 앞서니 무조건 2·3등이 합쳐라, 그런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은 국민이 바라지도 않고 과거에 실패했던 길"이라고도 말했다.
김 후보는 구체적으로 "당선되기 어려웠던 시민운동가 그리고 지지율이 아주 낮았던 박원순을 일약 서울시장으로 만든 분이 안 후보"라며 "안 후보는 박 시장이 지금 속해 있는 민주당의 국회의원과 대표도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나 저하고 아무 상관 없는 분이다"라며 "'유유상종'으로 따지자면 '박(원순)-안(철수)'인데 '안(철수)-김(문수)' 하라고 하니 이해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철수 후보 본인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자유 언론·신앙·정당 활동 등에 대한 정치적 소신을 확실히 확립한다면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 하겠지만 아직까지 안 후보는 그런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만약 안 후보가 그러한 신념을 갖고 우리와 같이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능히 같이 할 수 있다,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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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안철수랑 합쳐라? 이합집산은 국민이 원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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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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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향해서는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후보는 "유승민 의원은 우리와 당을 같이 했고, 정치적 신념과 철학이 같다"라면서 "우리가 지금 일시적으로 탄핵이나 어려운 정국 속에서 흩어져 있지만 하나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국민일보>와 한 인터뷰에서도 "보수가 뭉쳐야 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까지도 합쳐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한 입장 차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엔 "이미 지나간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당내에서도 (생각이) 일치되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 탄핵은 '과거지사'이고 그에 대한 견해차와 관계없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사실 나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누구보다도 세게 비판했던 사람이지만 박 전 대통령이 24년 형을 받고 옥고를 치르고 있는 것에 대해선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정치하는 사람이 맑은 마음으로 세상일을 대해야 하지 않겠나, 유승민 의원 자신도 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한 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6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공개한 차기 서울시장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는 16%의 지지도를 기록, 서울시장 후보 중 2위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박원순 후보는 60.8%, 안철수 후보는 13.3%, 정의당 김종민 후보는 2.2%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이데일리> 의뢰로 지난 13~14일 실시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서울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44명 대상. 유·무선 자동응답방식. 응답률 3.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