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정족수 미달로 사실상 부결 정세균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정족수 미달로 대통령 개헌안 투표 불성립을 선포하고 산회를 선언하자 표결에 참여했던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투표 불성립'된 것에 청와대가 "야당 의원들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오후 3시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오늘 국회에서 '투표 불성립'되고 말았다"라며 "매우 안타깝다,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야당 의원들이 위헌상태의 국민투표법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데 이어 개헌안 표결이라는 헌법적 절차마저 참여하지 않은 것은 헌법이 부과한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라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개헌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앞으로 새로운 개헌의 동력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라고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 대변인은 "그래도 정부는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의 취지가 국정운영에 반영되도록 힘쓰겠다"라며 "법과 제도, 예산으로서 개헌의 정신을 살려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처리하기 위해 투표를 진행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14명만 참여하는 바람에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의결정족수 192명을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이 선포됐고, 이에 따라 투표함도 열지 못했다.
▲대통령 개헌안 정족수 미달로 사실상 부결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투표를 마친 후 명패함을 열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정족수 미달로 대통령 개헌안 투표 불성립을 선포했다.
ⓒ 남소연
정세균 국회의장은 "30년 만에 추진된 개헌안이 투표불성립으로 이어져 대단히 아쉽고 안타깝다"라며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사실상의 부결로 매듭지어졌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대통령 개헌안을) 재상정해서 표결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고 완료되지 않는 상태로 20대 국회 마지막까지 가야 하는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라며 "아직 우리의 의견이 없지만 청와대도 그 답을 찾아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개헌안이 불성립된 것에 대통령이 많이 화가 났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순방 중이던 지난 3월 26일 오후 3시(한국 시각)전자결재를 통해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UAE의 아부다비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 ▲ 많은 국민이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 ▲ 다음부터는 대선과 지방선거의 시기를 일치시킬 수 있음 ▲ 대통령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헌 등의 이유를 들어 개헌 발의권 행사를 정당화했다.